[화제의 뉴스] 사투리가 통화시간 좌우

입력 2009.05.06 (20:39)

수정 2009.05.07 (08:09)

<앵커 멘트>

어딘지 모르게 여유있고 느린 충청도 사투리.

간결하고 무뚝뚝하게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

사투리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인데요, 실제 휴대전화 통화를 할 때도 이런 사투리의 특성에 따라 통화시간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람마다 나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통화하는 모습도 제각각.

말의 느낌도 천지차입니다.

서울에 유학온 대학생들이 "아이가 말 안 들어 죽겠다"라는 말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식으로 해봤습니다.

<녹취> 충청도말: "애들이 말을 안 들어서 죽겄어~~~"

<녹취> 전라도말: "애들이 말을 안들어 어쩐다냐."

<녹취> 경상도말: "아들이 와 이렇게 말을 안 듣노?"

말의 길이를 재보니 충청도가 2.3초로 가장 길고,(2.3초) 다음이 전라도(1.9) 경상도가 가장 짧습니다(1.5)

한 휴대 전화회사가 지역별 월평균 통화시간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이런 특색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업무량이 많은 수도권을 빼면 충청도 지역은 월 평균 171분으로 가장 길었고, 전라도는 166분, 경남 지역은 157분.

사투리에 따라 통화시간에 차이가 생기는 셈입니다.

<인터뷰> 김현진(KTF 과장): "과거 5년치를 쭉 다 해봤어요. 5년 별로도 이런 패턴차이가 있는 거예요. 수도권에 20대가 많거나 부산에 20대가 없거나 이런 차이가 아니라 지역별로 통화량의 차이가 크게 있더라고요."

이런 차이는 언어습관이 달라서 생기기도 합니다.

만나서 밥 먹자고 전화로 약속을 할 때 우선 충청도는 본론으로 들어가기까지 한참 걸립니다.

<충청도 연기> "너는 요즘에 뭐하고 살어 야 연락 좀 햐~ 뭐하는 겨. 니가 안 했잖어~ 참 웃긴다 니~. 야, 나 지금 시낸디 나올랴? 아 거기가 어딘데 가, 귀찮어~"

반면 경상도는 무뚝뚝하고 짧게, '요점만 간단히'입니다.

<경상도 연기> "밥 뭇나 안 뭇다. 묵자 앗다 어디가까 음, 학식가까"

<인터뷰>배명진(소리공학연구소 소장): "충청도 사투리는 끝 부분 끄는 멋이 있고, 뭔가 설명하려고 하는 정감 있는데요, 말이 느리다는 거죠. 경상도는 앞에 액센트까지 들어가는, 그래서 상당히 격하게 들리는. 사용하는 단어도 아주 간결한 걸 좋아해요."

사투리와 통화시간은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달라 상관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는 우리 사투리 지역색의 한 단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