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지역 곳곳에 죽음의 덫

입력 2009.05.09 (21:52)

<앵커 멘트>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올무에 결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된 곳은 다름아닌 생태 보전 지역이었는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곳곳이 죽음의 덫이었습니다.

이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울진 왕피천 계곡, 무인카메라에 잡힌 산양의 모습입니다.

산양은 이 일대에 9마리쯤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입니다.

이 가운데 한 마리가 올무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겨울 올무에 걸린 듯 뼈와 털, 가죽만 남았습니다.

껍질이 벗겨진 나무는 죽어가는 산양이 발버둥친 흔적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배보람 (녹색연합 활동가) : "겨울에 눈 오면 낮은 쪽으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거든요. 물도 마셔야 되고 내려온 산양이."

주변에서는 올무가 4개나 더 발견됐습니다.

매듭 솜씨로 미뤄 볼 때 전문 밀렵꾼의 소행으로 추정됩니다.

이곳 왕피천 유역은 자연경관이 빼어난데다 산양과 수달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살고 있어서 지난 2005년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생태경관 보전지역에서는 수렵이 엄격히 금지되고 오염방지와 올무 수거도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 지자체 등은 2007년부터 10년간 17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2007년과 8년 실제 집행된 예산은 계획의 1/10수준, 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녹취> 대구지방환경청 왕피출장소장 : "올무수거 작업하기가 어려운가요?) 저희들이 안 그래도 한번 하려고 그러거든요. 그 많은 지역을 다하긴 힘들고."

말 뿐인 생태보전지역, 1급 멸종위기 동물조차 보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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