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특수활동비, 엉뚱한 곳에 ‘줄줄’

입력 2009.05.09 (21:52)

<앵커 멘트>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빼돌렸던 돈이 청와대 특수활동비입니다.

국회에도 이 특수활동비가 있는데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고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바 특수활동비를 쓸 수 있는 국회의원 연구단체는 55개가 등록돼있습니다.

그중에 하나인 소상공인지원 포럼의 지난해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입니다.

연간 4번을 지출했는데 12월 29일 하루에만 세 번을 썼습니다.

연말까지 쓰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모임의 대표가 사과 100상자를 구입해, 연말 선물로 돌려 선물비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했습니다.

<녹취> 해당 의원실 관계자 : "저희가 법안도 몇 번 냈는데 그때 도와주신 (의원)분들한테 했는데.."

국회 민생정치연구회는 특수활동비로 모임의 대표의원 지역구, 복지 단체 기부금으로 썼습니다.

사용처도 그렇지만 영수증처리는 더욱 엉망입니다.

중소기업살리기모임은 연구모임의 활동이 없던 날에도 식대로 처리하는 등 허구헌 날 식대영수증 투성입니다.

시사포럼도 연말에 몰아서 밥값을 지출하는 등 일단 있는 돈은 쓰고 보자는 식입니다.

<녹취> 의원 연구단체 관계자 : "연말에 모이는 이유는 어쨌든 예산이 남았잖아요. 식사하고 카드결제하고 그게 나중에 이걸로 처리된 경우가 있을 겁니다."

2004년 이후 지출된 특수활동비가 20억 원이 넘지만 잘못된 집행으로 적발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녹취> 국회 사무처 관계자 : "(그럴 거면)특수 활동비를 만들지 말아야지. 자유스럽게 쓰기 위해서 만든건데. 의원님들이 판단하신거고 특수활동비 목적에 맞다고"

국회는 지난 연말 행정부처 특수활동비가 투명하지 않다며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 특수활동비 집행도 투명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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