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물고기 길’…죽음으로 내몰아

입력 2009.05.13 (22:15)

수정 2009.05.13 (22:37)

<앵커 멘트>

하천에 보를 설치할 때 물고기가 오가도록 돈 들여 만든 '어도'가 물고기들을 되려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 현장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봄이 오자 산란을 위해 황어들이 대이동을 시작합니다.

보가 길을 막자 옆에 있는 어도로 몰려듭니다.

하지만, 어도 벽이 너무 높고 물살이 거세 물고기가 올라가질 못합니다.

어도에서 뛰어오르던 물고기들이 어도 바깥으로 튕겨나가기도 합니다.

하룻밤 사이에도 수백 마리의 황어가 어도 밖으로 떨어져 죽습니다.

<인터뷰> 최종철 : "밑에 수심이 깊은 데서 올라가는 양을 보면 10분의 1도 못 올라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밖에 떨어진 물고기를 주워담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회를 떠먹기도 합니다.

어도 옆 보에는 포를 뜬 물고기가 널려 있습니다.

보 밑에서 맴도는 물고기들은 새나 수달 등 포식자들에게 희생되기 일쑵니다.

강릉 연곡천과 섬진강 화개천 등 해마다 봄철이면 전국의 보와 어도에서는 물고기들의 죽음이 이어집니다.

전국에 설치된 보는 만 8천여 개.

이 가운데 90% 이상에 아예 어도도 없습니다.

어도가 있어도 대부분 물고기 생태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돼 무용지물입니다.

<인터뷰> 김철구(수생태보건사업단 연구관리팀장) : "많은 어도들이 설치의 타당성 조사라든가 효율 평가등을 거치지 않고 임의대로 설치가 되고 있어서..."

물고기에겐 죽음의 길이 된 어도, 정부는 4대 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낙동강과 한강 등에 높이 5미터가 넘는 보 16개와 어도를 새로 설치합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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