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주연보다 빛난 조연 ‘듀발·미켈슨’

입력 2009.06.23 (08:15)

수정 2009.06.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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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의 포효도 역전의 짜릿한 쾌감도 없었다. 폭우가 휩쓸고간 제109회 US오픈골프대회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루카스 글로버(미국)의 깜짝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닷새 동안 이번 대회를 지켜본 갤러리들은 다소 허탈했겠지만 우승해야 할 이유가 있었던 준우승자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선수가 `잊혀진 천재' 데이비드 듀발(미국)이었다.
1997년 미켈롭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01년 브리티시오픈까지 13승을 올린 듀발은 타이거 우즈(미국)와 양강 체제를 이루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이끌어갈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듀발은 손목과 허리, 어깨에 부상이 찾아오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후 리더보드 상단에 그의 이름을 볼 수가 없었다.
한때 우즈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가 지금 882위까지 내려 앉는 등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듀발은 이번 대회 공동 2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듀발은 "(부진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등이 실패라고 말하지 않겠다. 우승은 못했지만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필 미켈슨(미국)도 암과 싸우고 있는 아내 에이미를 간호하면서도 공동 2위에 올라 갤러리들의 격려를 받았다.
아내에게 US오픈 우승트로피를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했던 미켈슨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추격전을 펼쳤지만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 대회에서만 다섯차례 준우승에 그친 미켈슨은 의기소침해 그린을 떠났지만 팬들은 "에이미에게 신의 축복을", "필에게 행운이"라는 격려문을 써붙였다.
미켈슨은 "결과에는 실망했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다음 달 열리는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하지 않는 미켈슨은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우승트로피보다 가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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