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무심타법’, 명예회복 대반격

입력 2009.06.29 (09:34)

수정 2009.06.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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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고 부활의 신호탄을 쏜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욕심을 버린 무심 타법으로 대반격을 시작했다.
이승엽은 지난 주말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리그 1,2위 싸움에서 세 경기 연속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대포를 쏘아 올리고 팀의 선두 유지에 힘을 보탰다. 특히 28일 경기에서는 장쾌한 3점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경기 연속 홈런은 요미우리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었던 2006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이승엽의 사부로 케이블 TV SBS 스포츠에서 이승엽 경기 해설을 맡은 백인천 전 롯데 감독은 "승엽이가 몸에서 힘을 빼는 데 오래 걸렸다.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며 충분히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도 대포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이승엽에게 다시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2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라 감독은 "이승엽은 원래 5번 타자 이상"이라며 30일부터 열리는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3연전부터 중심 타선에 배치할 뜻을 나타냈다.
◇욕심을 버렸다.
이승엽은 28일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이라기보다 3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는 데 만족한다. 팀에 더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백인천 해설위원은 이 대목에서 "이승엽이 욕심을 완전히 버렸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28일 경기에서 왼손 투수 이시카와 마사노리의 86㎞짜리 느린 커브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때린 것을 두고 백 위원은 "그런 공은 연습 때도 때리기 어렵다. 승엽이가 상체의 힘을 뺀 덕분에 안타로 연결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승엽과 한 달에 1~2번씩 타격과 관련해 전화통화를 한다는 백 위원은 29일 "이승엽은 정작 그동안 타석에서 욕심이 없다고 말했지만 난 욕심을 부리는 게 보였다. 그간 부진은 기술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면이 많이 좌우했다"고 진단했다.
백 위원은 "승엽이가 시범경기서부터 컨디션이 좋아 내심 명예회복과 함께 공격 타이틀에 의욕을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타석에서 욕심을 내면 타이밍이 빗나가기 일쑤고 이 탓에 슬럼프에 빠졌다. 주위의 여러 조언으로 타격 폼을 수시로 바꿨지만 원래 자신의 것을 찾지 못해 부진이 길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닥까지 떨어지면 살아남겠다는 오기가 생기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욕심이 사라진다. 지금이 그런 단계다. 스윙할 때 팔과 다리 등이 사람 '人'자를 만들어야 좋은 타구가 나오는데 지금 그런 장면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연습의 힘..7~8월 홈런 대량 생산도 가능
백 위원은 "욕심을 버렸다고 해 연습을 게을리했다면 이렇게까지 못 때린다"고 단언했다. 이승엽이 절치부심 맹훈련으로 스스로 명예를 되찾아가는 것을 대견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실제 이승엽은 최근 공식 훈련 시간보다 1~2시간 먼저 구장에 나와 특별 타격 훈련을 치르면서 타격감각과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했다.
"인생공부도, 반성도 많이 했을 것이다. 이승엽이 전성기 타격감을 몸으로 되찾고자 상당한 반복연습을 했다"고 말한 백 위원은 "출전 경기 수가 적었음에도 불구, 지금 홈런 15개를 때린 건 대단한 일이다. 7~8월이면 상대 투수들의 체력도 떨어질 시기이기에 대량 홈런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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