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반 재활용 금지…실태는?

<앵커 멘트>

정부가 이달 초부터 잔반 재활용을 금지, 단속하고 있는데요.

아직 홍보가 되지 않아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입니다.

박경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점심 손님으로 북적이는 한 음식점.

서울시 '잔반 재활용 단속반'이 기습 점검에 나섰습니다.

주방 안으로 들어서자 김치와 나물이 따로 담긴 반찬통들이 눈에 띕니다.

<녹취> (이런 거 손님상에 다 다시 나가는 거죠?) "아니요, 안 나갔어요. 우리도 먹고, 집에서먹고...할머니들이 좀 달라고 해서 조금씩 가져다 드린다고 했거든요. 이젠 그렇게 안 할게요."

이유야 어떻든 한번 손님상에 나간 반찬을 남겨 다시 사용하는 것은 불법.

결국 적발된 잔반은 현장에서 모두 폐기됩니다.

<녹취> 유준규(서울시청 위생과): “어려운 분들 드리건 직원이 먹던 간에 재활용 자체가 안 되는 거니까... 1차 적발되면 영업정지 15일이예요. 다음에 와서 또 동일한 일이 반복되면 그때는 저희가 행정처분을 하겠습니다.”

또 다른 음식점 주방.

그릇에 볶은 김치가 담겨있습니다.

손님상에 나갔던 김치를 볶아서 다시 내가려는 겁니다.

업주는 잔반 재활용 금지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몰랐다고 말합니다.

<녹취> 식당 주인(음성변조): (구내에서 홍보하거나 전달사항 있었나요?) "전혀, 못 들었어요. 그냥 방송에서 김치하고 뭐는 된다고 해서...김치가 잔반으로 많이 나온 건 아닌데, 조금 나와서 써도 괜찮겠지 싶었어요.”

정부가 잔반 단속에 나선 것은 그동안 잔반 재활용으로 인한 위생 등 각종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어느 식당 종업원은 손님이 먹다 남은 반찬을 다시 쓰는 일은 허다하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식당 종업원: "뚝배기에 남은 고기라든가 덩어리를 물에 씻어서 사용 한다던가...남으면 또 김치 같은 것하고 재탕을 많이 하죠."

식당 주인들은 재료 값이 많이 올라서 잔반을 재활용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입니다.

<인터뷰> 한정식 식당 운영: "원자재가 워낙 비싸니까...한 30%에서 40%~45% 정도로 식자재비가 올랐어요. 그러니까 영세한 식당들은 (잔반 재활용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정부의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먼저 단속 내용이 복잡하다는업주들이 많습니다.

우선 잔반은 재활용은 전면 금지됩니다.

다만 양념이 되지 않은 상추, 껍질이 있는 메추리알, 용기에서 덜어 먹을 수 있는 김치 등은 단속 대상이 아닙니다.

푸짐한 상차림이 인심이라고 생각하는 음식 문화도 그렇고, 재활용 현장을 잡지 않는 이상, 업주가 발뺌하면 뚜렷한 대책이 없습니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