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에서 넘어진 뒤 돈 요구

입력 2009.07.21 (22:07)

<앵커 멘트>
60대 노인이 마을 버스 안에서 일부러 넘어진 뒤 버스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왔습니다. 기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을버스가 출발하자마자 한 60대 승객이 갑자기 넘어집니다.

연락처를 받고 승객이 내리려 하자 버스 기사가 다급하게 외칩니다.

<녹취> "제가 현찰로 해드릴께요. 보험 처리하면 제가 회사 그만둬야..."

비슷한 시기 또 다른 마을버스, 역시 기사가 황급히 돈을 건넵니다.

경찰에 붙잡힌 62살 이모 씨는 일부러 마을버스에서 넘어진 뒤 치료비 명목으로 기사들로부터 40여 차례에 걸쳐 460만 원을 챙겼습니다.

<녹취> 이모 씨(피의자) : "내가 먼저 달라고 그런 게 아니고 기사들이 회사가 알게 되면 안된다니깐. (보통 얼마씩 주던가요?) 10만~15만 원."

전직 버스기사 경력의 이씨는 사고기록이 남는 걸 꺼려하는 마을버스 기사들의 심리를 악용한 것입니다.

<녹취> 피해 마을버스 기사 : "(무사고) 경력 2년을 쌓아야 큰 버스회사로 갈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사고나서) 돈 달라하면 주는 사람들이 많죠."

의심이 가더라도 물증이 없으니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씨의 행각은 이 두 노선의 마을버스 기사들 사이에서 비슷한 수법의 사고가 잇따랐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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