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한에서 처음으로 서양 음식인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밖에도 피자 같은 서양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속속 문을 열고 있는데요.
북한에서 불고 있는 외식 바람, 이철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유니폼을 입은 두 여성, 지난달 초 북한에서 처음 문을 연 패스트푸드점의 직원들입니다.
싱가포르 기업이 설비를 댄 이 곳에서는 햄버거와 와플을 주로 파는데 햄버거 한 개가 우리 돈으로 2천 원 정도입니다.
물론 용어는 북한식, 패스트푸드는 속성음식, 쇠고기 햄버거는 다진 소고기와 빵, 와플은 구운 빵 지짐이라 불립니다.
앞서 올 3월에는 고급 음식점이 많은 평양 창광거리에 피자와 스파게티를 파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별무리 차집도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TV도 피자 제조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박동창(장철구평양상업대학 교원) : "삐짜(피자)의 기원에 대해서 말한다면 고대 사람들은 낱알을 가루를 내서 물로 반죽을 한 다음..."
<녹취> "반죽물로 직경이 40센티미터 정도 되는 판때기를 만듭니다. 그 위에 토마토 소스를 바른 다음 모차렐라 치즈를 잘게 다져 골고루 폅니다."
창광거리의 또 다른 음식점인 '서양요리집'에서는 스페인식 계란부침, 프랑스식 오리귤즙요리도 팔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킨 배달점도 성업 중입니다.
<녹취> 손님 : "여기 달러로 받소? 유로로 받소?"
<녹취> 양금주(평양 락원닭고기전문식당 직원) : "달러로 받습니다. 달러로 받고 손님들이 이렇게 손님들이 다섯 명씩 오실 때도 있고 두 명씩 오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두 명 분으로 갈라 받습니다."
닭다리 구이, 양념 닭고기 튀기 등을 파는데 하루 매출은 우리 돈으로 백만 원 정도입니다.
한때 햄버거와 콜라를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며 서양 음식 반입을 통제했던 북한이지만 어느덧 평양 한복판에는 패스트푸드점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성업중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