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청호, 녹조류 확산…수질 비상!

입력 2009.08.05 (20:37)

<앵커 멘트>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충청권의 젖줄인 대청호 수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조류가 확산돼 악취에 물고기마저 사라졌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맑은 물빛을 자랑하던 대청호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초록빛으로 변했습니다.

양동이로 물을 떠 봤습니다.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물이 깨알 같은 조류 알갱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수중카메라로 촬영한 물 속.

조류와 썩은 풀이 뒤엉켜 가시거리가 채 0.5m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최승훈(대청호 관리팀장) : "지금 녹조가 회남대교 (인근 수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요. 점차적으로 하류로 이동할 거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조류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 장마 때 떠내려 온 수천 톤의 쓰레기 때문입니다.

제 때 수거되지 않고 그대로 썩으면서 부영양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장마가 끝난 뒤부터는 수온이 높아지고 햇빛이 강해져 광합성을 하는 녹조류 번식에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 졌습니다.

여기에 독소를 내뿜는 남조류까지 퍼지면서 쏘가리, 붕어 같은 물고기가 모두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 김광기(충북 보은군) : "고기도 물 안으로 들어가요, 녹조 때문에. 죽을 맛이죠, 심정이야. 먹고 살아야 하는데... 여기는 물만 쳐다보고 있는 지역인데."

조류 방제선에서 연일 황토를 살포하고 녹조류를 일일이 걸러내 보지만,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대청호의 수질이 나빠지면서 이 물로 수돗물을 만드는 정수장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냄새를 없애려고 약품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금림(상수도사업본부 수원과) : "대청댐에 조류가 발생되면 (냄새가 나는) 물질을 유발시켜요. 그 물질을 흡착시키기 위해서 분말활성탄을 투입하는 거예요."

이 물을 먹어야 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인터뷰> 박희순(대전시 추동) : "우리가 먹는 물인데 찝찝하지. 안 좋죠. 냄새 나고 그러면."

지난 2001년 처음 나타난 대청호의 조류 대발생.

장마철, 엄청난 양의 쓰레기 유입이 계속되면서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