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부동산 시장에 잇단 경고

입력 2009.08.11 (14:55)

수정 2009.08.11 (16:07)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 시장에 잇달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를 겨냥, "최근 2~3개월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조금씩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발언 수위는 높지 않았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염려스러운 방향으로 확산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7월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0.1%, 6월 0.2%, 7월 0.3%로 전월대비 가격 상승폭이 계속 커졌다. 특히 서울 강동구, 강남구, 양천구 등의 아파트는 작년 말과 비교해 2.7%~4.4%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 총재는 7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는 "주택가격이 더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미 높은 수준에 있는 주택가격이 또 상승했다는 데 경계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11일 가진 8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도 "전체적으로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있는 것 같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은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일단 주택담보대출의 남용에 제동을 걸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은행권의 과도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와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비정상적이라는 중앙은행의 인식을 시장에 전달한 것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추가 하향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지역 확대 등 정책 당국의 보다 강력한 규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는 주문으로도 읽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마저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분기 경제상황이 어떻게 움직일지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말해 4분기 중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추이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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