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지만 알찬 ‘손바닥 가게’ 매력은?

입력 2009.08.12 (20:27)

수정 2009.08.12 (20:32)

<앵커 멘트>

점포는 작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

주변에서 가끔 보는데요, 인테리어도 변변치 않고 광고를 따로 하는 것도 아닌데 손님이 모이는 이유가 뭘까요?

아무래도 비결이 있겠죠?

임명규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지하철 역 안에 자리한 10㎡ 남짓한 미용실.

좁은 탓에 머리를 감는 시설조차 없습니다.

대신 물 없이도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샴푸를 씁니다.

<인터뷰> 김필종(서울시 방이동) : "처음에는 조금 이상했는데, 물로 감은 것처럼 시원하고 깨끗하고 바로 의자에서 감으니까 빨라서 좋습니다."

가게 안에는 기다릴 공간이 없기 때문에 대기 신호등까지 만들어놓았습니다.

<인터뷰> 조태희(헤어 디자이너) : "빨간 불은 15분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뜻이고요, 초록 불은 즉시 들어와서 머리를 자를 수 있다는 겁니다."

6명이 들어가면 옴짝달싹 못할 만큼 좁은 식당.

메뉴도 배춧국과 된장비빔밥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40년을 이어온 한결 같은 맛에 단골이 넘쳐납니다.

<인터뷰> 백강수(서울시 성산동) : "한 30년 단골입니다. 순수하게 멸치 몇 마리 넣어서 된장국 끓여 먹는 느낌이니까 깔끔하면서 뒷맛이 개운해요"

밥을 먹고 나면 주인 할머니가 챙겨주는 누룽지.

이 변함없는 푸근함도 손님을 다시 오게 하는 힘입니다.

테이블이 하나 뿐인 커피전문점.

이 곳의 아이스커피는 초대형 크기, 딱 한 종류입니다.

그런데도 가격은 일반 커피 수준입니다.

<인터뷰> 김지현(경기도 안양시) : "처음에는 크기에 놀랐는데, 먹다 보니까 커피가 나도 모르게 다 들어가네요. 아무리 커도 맛이 없으면 안 오는데 맛있어요."

운이 좋으면 극단과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가게 주인의 공연도 볼 수 있습니다.

좁지만 맛이나 특화된 서비스로 무장하고 여기에 손님에 대한 배려를 더한 게 이 손바닥 가게들의 공통점입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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