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여왕다운 연기 ‘은반 환상쇼’

입력 2009.08.14 (22:46)

수정 2009.08.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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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아이스링크. 60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의 장중한 주제곡 선율 속에 검은색 드레스로 차려입은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다. 순간 1만여 명의 피겨팬은 박수와 함성으로 여왕의 등장을 환영했다.
깔끔한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과 트레이드마크가 된 '유나 스핀'을 곁들인 김연아의 솔로 무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링크 반대편에서 또 한 명의 '피겨 전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대회 5차례 우승에 빛나는 미셸 콴(미국)이었다.
3년 만에 복귀 무대를 한국에서 맞은 콴은 김연아와 함께 링크를 가르면서 전·현직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의 멋진 연기를 펼쳤다.
14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펼쳐진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는 김연아와 콴을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꾸미는 열정의 연기로 한여름밤 무더위를 날렸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6.12점)을 작성한 '죽음의 무도'로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자신의 우상'인 콴의 순서에 앞서 연기를 하는 게 부담(?)스러운 듯 첫 번째 연기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하려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1회전만 돌고 내려왔다.
하지만 김연아는 점프 실수를 아름다운 스파이럴과 역동적인 스텝, 화려한 스핀으로 마무리하면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연아는 연기를 끝내고 직접 마이크를 잡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분을 보고 피겨의 열정을 키워왔습니다. 3년 만에 은반에 복귀한 콴을 소개합니다"라고 외쳤다.
김연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무대에 들어선 콴은 독일의 작곡가 칼 오르프가 작곡한 '카르미나 부라나'의 힘이 넘치는 선율 속에 더블 악셀과 트리플 플립을 연달아 뛰고 아름다운 스파이럴을 선보여 큰 함성을 이끌어냈다.
김연아와 콴은 2부 시작과 함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에 맞춰 연기를 펼쳤고, 콴은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인 '윈터송'이 잔잔한 선율에 맞춰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콴은 연기를 끝내고 "성원에 감사한다. 위대한 선수이자 예술가이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자 나의 절친한 친구인 김연아를 소개합니다"라고 직접 김연아의 등장을 알렸다.
암전된 링크에서 레이저 쇼와 더불어 등장한 김연아는 인기 듀오 다비치가 직접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에 맞춰 이번 시즌 갈라쇼 프로그램인 '돈 스톱 더 뮤직'을 열연하며 아이스쇼의 마지막 순간을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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