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요즘 장 보다 깜짝 깜짝 놀라는 주부님들 많으시죠.
산지에선 헐값인 채소가, 시장에선 금값입니다.
왜 이렇게 가격 뻥튀기가 심한지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 자란 열무를 농민이 트랙터로 갈아 엎고 있습니다.
다른 밭에선 갓 수확한 상추를 통째로 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경식(농민) : "1년 이맘때면 한 번씩 그래요. 가격이 떨어지니까, 인건비도 안 나오고..."
이 농가의 상추 생산비를 뽑아봤습니다.
4kg 한 상자를 기준으로, 경작비는 2천6백 원 선.
수확 당일 소요되는 인건비는 3~4천 원, 포장재 값은 5백 원, 운송비도 5백 원 정도 드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 상자당 생산비는 7천 원 안팎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팔리는 가격은 얼마나 될까.
상추 특 경매가, 4천 원! 5천9백 원! 심지어 천5백 원짜리도 나옵니다.
평균 경매낙찰가는 5천 원선 7천 원 안팎인 생산비엔 턱없이 못 미칩니다.
하지만, 생산비도 안 되던 도매가는 소매 시장에선 금값으로 바뀝니다.
이 재래상점의 상추 가격은 400g에 2천5백 원.
4kg 기준으로 하면 2만 5천 원으로 평균 도매가보다 5배 정도 뛴 가격입니다.
<인터뷰>안찬서(서울시 수유동) : "이 가격이면 너무 비싸지. 시골에서 갈아엎을 때도, 우리는 비싸게 사 먹어야되잖아."
대형 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달 주요 대형 마트의 상추 가격은 150g당 천 원에서 천오백 원 선.
산지 가격보다 5배에서 8배까지 비쌉니다. 미나리는 6배~16배, 고추도 2.5배~10배까지 비쌉니다.
하지만, 품질 유지를 위한 상품 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마진은 크지 않다는 게 대형 마트의 설명입니다.
<녹취>대형마트 관계자 : "안전성 검사에 들어가는 비용 등 상품화 비용과 같은 고정 관리비가 조금 더 들어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소 수요는 상대적으로 일정한데도 공급량은 매년 급변하는 후진적인 수급 구조도 채소 가격 급등락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