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유골함 훔친 용의자 행방은?

입력 2009.08.20 (16:25)

수정 2009.08.20 (17:22)

고(故) 최진실씨 유골함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범행장면이 찍힌 CCTV 화면을 확보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지만 신원과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20일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를 종합하면 30대 중반~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인 용의자가 지난 4일 오후 9시 55분부터 10시58분 사이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 내 최씨 납골묘에 접근해 손망치로 납골묘 남쪽벽면을 깨고 유골함을 훔쳐갔다.
범행 당시 야간조명이 묘 주변을 밝혀 범행 장면은 물론 용의자 얼굴까지 CCTV에 고스란히 잡혔지만 녹화 화질이 흐려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용의자는 최씨 묘에서 1시간여 머무르며 녹화화면 초기엔 쓰지 않았던 모자를 중간에 쓰기도 했고, 손망치로 분묘를 깨고 유골함을 빼낸 뒤 사라지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차량 이용 가능성 커 = CCTV에 용의차량은 잡히지 않았으나 범행 후 최씨 묘역 밖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내려가는 차량 불빛이 보였다 사라지는 장면이 찍혔다.
갑산공원 입구에서 최씨 묘가 있는 곳까지 거리는 약 3㎞, 가파른 언덕길이 많아 걸어서 오르기 쉽지 않다는 점도 차량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후 신속하게 달아나기 위해 최씨 묘 인근에 차량을 미리 대기시켜 놓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범행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늦은 밤에 이뤄진 점으로 미뤄 양평 일대에 대한 용의자의 지리감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용의자의 예상도주로는 갑산공원으로부터 남측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352번 지방도)와 북측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352번 지방도) 등의 방향으로 추정된다.
현장 주변 지리감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최근 갑산공원 내 묘지 벌초작업 등을 한 인부들에 대한 소재파악 수사도 필요하다.
갑산공원 전병기 소장은 "윤달이 낀 올해는 벌초 등 작업량이 늘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외부에서 100여명의 인부를 썼다"며 "인적사항은 모두 파악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이 최초 신고된 날은 15일인데 이보다 10일 이상 앞선 지난 4일 사건이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처음 사건을 신고해 범행시간이 14일 오후 6시~15일 오후 8시 사이라고 추정한 갑산공원 측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직원들을 상대로 혐의점이 있는지도 수사를 펴고 있다.
아울러 용의자가 갑산공원으로 통하는 주변 지방도를 거쳐 도주했을 것으로 보고 주변 CCTV에 녹화 화면을 분석, 용의자의 범행 후 행적을 추적 중이다.
◇공범 가능성 등 = 경찰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일 중간 수사브리핑에서 "딱히 몇명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여러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있다. 수십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범이 있다면 도주용차량을 최씨 묘 인근에 세워뒀다가 함께 달아났을 가능성이 있다.
혼자서 묘를 파헤쳐 가면서 유골을 훔쳐가기는 힘들어도 납골묘에 안치된 지름 23㎝의 작은 항아리 형태의 유골함은 운반이 용이해 단독 범행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공범이 동일수법 전과자이기 때문에 수사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최씨 묘에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묘 인근에 차를 세워뒀다가 함께 달아났을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용의자 얼굴이 찍혔지만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신원 파악에 애를 먹고 있지만 주변사람들은 용의자를 충분히 알수 있을 것"이라며 "제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납골묘를 깨고 유골함을 훔치는 범행은 조상을 신성시하는 우리 의식과 관행으로는 쉽게 생각하기 힘든 일이라는 점에서 열혈 팬의 소행이나 최씨 가족에 개인적 원한을 가진 사람의 소행 등 다각도로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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