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톡톡] 고삐 풀린 전셋값…왜 오르나?

입력 2009.08.28 (20:28)

<앵커 멘트>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값 폭등이 심상치 않습니다.

집 주인들 이제 웬만한 가격이 아니고선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여서 집 없는 서민들 이래저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전세값, 왜 이렇게 오르는 건지, 언제쯤 진정될 지 박일중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잠잠하던 전세값이 한 달 사이에 5천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2년 전 입주 때보다는 1억 원 이상 올랐습니다.

<인터뷰> 허경철(공인중개사) : "기존보다 5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는 감당하기 쉽지 않지 않습니까? 다른 데로 나갈 수 밖에 없겠죠."

올해 1월만 해도 하락세였던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값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름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연 초에 비하면 4% 넘게 올랐습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세값이 오른 곳은 송파구와 강동구를 비롯해 20개 구에 이릅니다.

아파트 전세값의 오름세는 다세대 주택 등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세대 주택의 전세값도 상승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

집 주인들은 이 틈을 타 전세를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서민들의 생활 여건은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신종난(전세 임차인) : "방은 좁고 돈은 더 많이 줘야 하고. 살림살이가 안들어가니까 내 계산보다 엄청 터무니가 없다 이거지."

전세값이 오르는 것은 지난해 급락했던 가격이 일부 정상화하는 측면과,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생활 여건 개선에 따른 결과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집을 새로 얻어야 하는 세대는 올해 3만 천여 가구, 내년 4만 8천여 가구에 이릅니다.

하지만 과거에 한해 평균 5만 가구였던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은 올해 2만 7천여 가구, 내년 2만여 가구로 급감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전세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함영진(부동산써브 연구실장) : "재개발이나 재건축 관련한 규제들을 풀고, 상한제 적용도 풀 예정이기 때문에 공급 확충에 도움이 돼서 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정도에는 안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다세대 주택이 허물리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상황에서 서민들이 소득에 맞는 전세집을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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