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친구 만나러 갔다는데’ 부산 남동생 실종

입력 2009.09.02 (09:09)

<앵커 멘트>

부산에서 고등학생이 집을 나가 열흘 넘게 소식이 끊겼습니다.

가족들, 피 말리는 심정으로 이 아들을 찾고 있는데요.

최서희 기자! 어떤 단서나 연락도 없는 상태인가요?

<리포트>

네, 평소처럼 친구를 만난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실종 첫날, 제주도행 여객선에 탑승하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틀 뒤 전남 완도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잡혀, 납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실종학생의 누나가 동생을 찾아달라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봤습니다.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나간 아들.

그런데 이 아들이 열흘이 넘도록 연락이 없습니다.

"제발 좀 찾아주세요. 용우야 용우야"

<녹취> 실종 이군 어머니 : "가방은 이렇게 있는데 애만 없어져서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오고 어떻게 해야 될지...

<녹취> 실종 이군 누나 : "아무런 단서가 안 잡히니까 더 답답하고 그래요."

도대체 17살 이용우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지난달 24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

잠시 밖에 나간다던 동생이 돌아오질 않는다며 동생을 찾아달라는 내용입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부산에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용우군. 이 군은 지난달 22일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선 뒤 지금까지 열흘이 넘도록 연락이 끊긴 상탭니다.

<녹취> 실종 이군 어머니 : "여태까지 나쁜 짓도 안하고 그냥 착하게 커 온 아들인데..."

그렇다면, 이 군은 어디로 간 것일까?

지난달 22일, 오후 2시 20분쯤 집을 나선 이 군은 2시 43분에 근처 은행 CCTV에 그 모습이 찍혔습니다. 이 군은 은행에서 돈 2만 원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후 이 군은 오후 2시 57분 근처 역에서 지하철을 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부산교통공사 홍보팀 관계자 : "서면(역) 쪽으로 가는 거였습니다. 장산행이요."

그리고 4시간 뒤인 오후 7시 쯤. 이 군은 제주도행 여객선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군의 이름으로 발급된 승선표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부산항 연안 여객터미널 관계자 : "승선표 여기서 끊고 개찰은 하고 들어갔어요."

그렇다면 이 군은 도대체 왜 집을 나가 배를 탔고, 이제껏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가출? 먼저 가출 가능성입니다.

실종 당일 이 군은 평소 입던 대로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 차림의 편한 복장으로 밖을 나갔는데요.

하지만 집을 나서기 몇 시간 전 친한 친구에게 자신이 즐겨하던 인터넷게임 머니를 보내주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녹취> 실종 이군 친구 : "게임 상에 남긴 게 있어요. 그걸 남기고 나보고 그리 (게임 사이트)로 가보라는 메시지를 남겼어요. 22일 사라진 날에..."

<인터뷰> 유창국(부산 북부경찰서 실종전담수사팀장) : "(실종되기) 전 날 자기 친구가 게임머니를 빌려달라고 하니까 그 빌려줄 것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삭제를 한 상태로 그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집을 나선 뒤 직접 돈을 인출하고 제주도행 여객선에 탑승한 것도 본인 외의 다른 사람이 개입됐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는데요.

<인터뷰> 유창국 부산(북부경찰서 실종전담수사팀장) : "농협에 인출하고 지하철에 탄 형태로 봐서는 누군가에 의한 납치 같은 범죄와는 그 관련이 지금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군이 제주도행 여객선을 탔을 것으로 추정은 되나, 제주도에 내린 흔적이나 그 곳에 머물고 있는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

<녹취> 제주 동부 경찰서 관계자 : "(제주 여객터미널 CCTV) 확인했는데 (용우 군이) 배에서 나오는 것은 없고, 혹시 차량으로 나오나 해서 차량을 확인하고 있어요. 아직은 (확인된 것이) 없고요."

때문에 이 군이 납치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종 당일 제주도로 향했던 이 군이, 이틀 뒤 전남 완도의 한 지역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건데요.

<녹취> 실종 이군 어머니 : "집에서는 (완도까지) 차로 한 4~5시간, 6시간 정도 걸리는데 학생이 혼자 갈수 있는 그런 거리가 아니죠. 전혀 가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연고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군의 휴대전화 신호가 감지된 시간은 24일, 오전 0시 30분.

가족들이 이후 그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이 군의 행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녹취> 완도 경찰서 관계자 : "마을이고 산이고 전부 (수사) 했는데 (용우군 흔적) 발견 못하고...아버님하고 가족들하고 같이 수사했거든요. 그래서 추정하기로 배가 가는 항로상에 휴대전화를 끄지 않았을까 그렇게 추정을 합니다."

특히 밤늦은 시간, 일반 여객선은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 군의 납치 의혹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또 만약 이 군이 제주도에서 완도로 다시 이동했다면, 그만큼의 돈이 필요했을 텐데요.

하지만, 실종 당일 이외에 지금까지 돈을 인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유창국(부산 북부경찰서 실종전담수사팀장) : "신고자 말에 의하면 원래 4만원이 있는 데서 2만원 인출하면 6만원이 있는데 (제주도 가는) 배 삯 3만 9천원을 주고 나면 사실상 쓸 돈이 없지 않습니까? 이 (본인) 통장에 이십 몇 만원이 들어있는데 아직까지 인출을 안했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반 친구들도 이 군이 가출을 할 친구는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녹취> 실종 이군 친구 : "욱하는 성격도 없고 상당히 착했어요. 지내는 것도요. 그래서 절대 가출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중간에 무슨 일 있어서 납치를 당했다든지 그런 생각밖에 안 들어요."

혹시 배 안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추락사 한 것은 아닐까?

<녹취> 부산항 연안 여객터미널 관계자 : "(사고 같은) 그런 건 없을 거예요. 왜냐면 청소도 다 하고 직원들이 다 하니까. (여객선) 방마다 청소하고 다 하는데. 추락을 했다면 휴대폰을 같이 빠뜨리지 완도까지 갈 이유는 없잖아요."

이처럼 아들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이 군의 부모는 오늘도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는데요.

<녹취> 실종 이군 어머니 :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와 제발 좀 공부할 수 있게끔 주위에서 좀 많은 부탁 제보 좀 드리겠습니다."

경찰은 이 군 실종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휴대전화 신호가 감지된 제주도와 완도에서 행방을 쫓는 한편, 이 군의 컴퓨터를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해 추가 단서 확보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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