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상승곡선 “해결사 나도 있다!”

입력 2009.09.03 (11:24)

수정 2009.09.0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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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30)은 2007년 5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KIA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일고 졸업 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거포'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첫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52경기 출장에 7홈런, 46타점, 타율 0.337을 기록했다.
타율은 높았지만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경기 출장수가 적었고 타점도 낮았다.
2008년은 더 좋지 않았다. 55경기에 나서 홈런 6개를 날리고 22타점을 거뒀다. 타율은 0.229로 뚝 떨어졌다.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할 위기였던 최희섭은 올 초 홈런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내밀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6~7월 장염 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호랑이 군단의 '해결사'로 확실하게 거듭났다.
사실 최희섭의 최근 성적은 팀 동료인 김상현의 눈부신 활약에 다소 가린 면이 있다. 김상현은 8월 한 달 동안 15홈런-38타점을 때려 역대 월간 개인 최다 타이기록을 작성할 정도로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희섭도 8월에만 홈런 8개를 때려내며 33타점을 수확했다. 타율은 무려 0.391에 달한다. 김상현에는 미치지 못해도 프로야구 전체 타자 중에서는 톱클라스 급이다.
결승타 수만을 놓고 본다면 오히려 '8월의 김상현'을 뛰어넘는다. 한 달 동안 무려 6경기의 승리를 책임져 결승타 3개를 때린 김상현에 앞섰다. 올 시즌 결승타 수도 12개로 김상현과 똑같다.
4번에 배치된 최희섭은 5번 김상현과 팀 공격에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뒤에서 김상현이 버티는 이상 투수들은 최희섭과 정면승부를 할 수밖에 없고, 최희섭이 출루하면 김상현으로서는 타점을 올릴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또 최희섭에게 고무적인 것은 최근 페이스가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점이다. 최희섭은 지난달 28~30일 두산과 중요한 3연전 중에서 2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렸다.
힘에만 의존하던 최희섭이 정확성에 중점을 두면서 성적이 좋아졌다. 최희섭은 28일 경기 후 "지금까지 두산 투수와 힘으로 승부를 겨뤘는데 내가 약했다. 짧게 치는 스윙으로 임했더니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타고난 힘이 뛰어나다 보니 정확하게만 맞춰도 곧잘 펜스를 넘긴다. 2일 삼성과 경기에서 1회 솔로포를 날렸고, 6회에도 쐐기 3점 아치를 그렸다.
시즌 홈런 수도 27개가 돼 이대호(26개)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위에 올라섰다. 1위 김상현(31개)에 4개 차로 다가서며 홈런왕 경쟁을 집안 싸움 구도로 몰아갔다.
최희섭은 또 타점 부문에서도 84개를 올려 5위에 랭크됐고, 타율도 0.296으로 뛰어 3할에 육박하고 있다.
최희섭은 2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 "홈런 욕심을 버렸는데 오늘 2개를 치면서 (홈런왕도) 노려보겠다"며 "김상현과 선의의 경쟁을 하다 보면 팀에도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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