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떨어진 ‘법정 권위’

입력 2009.09.03 (22:18)

<앵커 멘트>

재판정에서 소란 피우는 건 예사고 판사에게 협박까지.

요즘 법정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용산참사 재판.

수사기록 미공개 등을 이유로 재판 중 침묵시위를 하다 방청객 4명이 감치되고 피고인들이 재판장을 등지고 앉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최근 이런 법정 소란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큰 소리로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기각되자 계란을 투척하고, 또 "공정한 재판을 하라"며 두루마리 휴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OO(감치 20일) : "판사님은 옳다고 판단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는데"

실제 지난 2006년 34건이던 법정 내 사건사고가 지난해에는 66건으로 늘었습니다.

최근엔 판사에게 "칼침을 놓겠다"며 협박을 하다 실형을 선고받은 60대가 출소해 24시간 신변보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오석준(대법원 공보관) : "법정소란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재판부가 공정하고 신속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적 갈등이 첨예화되고 권리의식이 제고되면서 사법부의 권위마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원인이란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일부 판사들의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지난해엔 변호사 단체가 "신문을 10분 안에 끝내라"고 지시하는 판사 등 이른바 문제법관을 공개했습니다.

정의와 인권의 마지막 보루라는 사법부, 그 권위를 어떻게 지켜낼 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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