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공수 불안 ‘KS직행 가시밭길’

입력 2009.09.14 (10:30)

수정 2009.09.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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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올해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 등 '1급 용병' 두 명과 윤석민, 양현종 등이 탄탄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했다.
덕분에 5월 이후에는 한 번도 3연패를 당하지 않았고 7월말∼8월초 11연승 등 후반기에는 돌풍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조범현 기아 감독은 13일 두산과 경기를 마치고 나서 "선발 싸움에서 너무 쉽게 졌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선발 서재응은 1⅓이닝 동안 6실점하고 내려갔다. 전날 로페즈는 6이닝을 버텼지만 무려 9실점(4자책)했다.
3~9일 5연패를 당하는 동안에도 선발 투수가 두 차례나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에이스 윤석민은 오른쪽 어깨에 부종이 발견돼 엔트리에서 빠졌다.
막강한 선발진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기아로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다.
보통 이럴 때는 타선이 받쳐줘야 한다. 그런데 8월 활화산같이 타올랐던 호랑이 타선은 9월 들어 완전히 가라앉았다.
8월 팀 타율 0.303을 때렸고 장타율 0.530과 43홈런을 작성했지만 9월에는 타율이 0.242로 뚝 떨어졌고 장타율(0.397)도 4할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홈런(34개), 타점(119개) 두 부문 1위를 달리는 주포 김상현의 부진이 뼈 아프다. 최근 7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고 그동안 삼진은 9개나 당했다.
여기다 실책까지 겹치고 있다. 5연패 동안 중요한 대목에서 실수를 7개나 저질렀다.
12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1루수 최희섭이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3회 2사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고 곧이어 만루홈런을 맞았다.
잘 나가던 기아가 갑자기 흔들리는 것은 다른 상위권 팀에 비해 정규리그 1위, 한국시리즈 등 큰일을 경험한 선수가 적다는 점이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타이거즈는 1997년 이후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으며 이종범, 이대진, 장성호 등 일부 고참 선수만 한국시리즈를 치러봤다.
이효봉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기아가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 같다"며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지적했다.
9월 잔여경기 일정도 기아에 유리하지 않았다는 평이다. SK는 2경기를 치르면 꼬박꼬박 휴식일이 있는 반면 기아는 5연전, 6연전 경기가 잡혔다.
제3의 팀 코치진의 한 관계자도 "이런 식으로 일정이 짜여지면 곤란하다. SK에 유리하고 기아에는 불리한 일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아는 남은 일정 중 히어로즈와 4경기가 부담이다.
조 감독이 평소 상대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꼽아 온 팀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감정싸움까지 겹쳤다. 기아가 24~25일 홈 경기를 군산과 광주로 나눠 치르기로 결정한 탓이다. 이 때문에 히어로즈는 23일부터 매일 목동→군산→광주→잠실로 이동해야 한다며 이를 갈고 있다.
기아는 24일 일정을 정하면서 "그 때쯤이면 순위가 결정될 걸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24일 군산경기가 오히려 순위 다툼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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