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맘’ 클리스터스, US오픈 우승

입력 2009.09.14 (12:27)

수정 2009.09.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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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맘' 킴 클리스터스(26.벨기에)가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을 제패했다.
클리스터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14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8위.덴마크)를 2-0(7-5, 6-3)으로 꺾고 2005년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2003년 8월에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단식과 복식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세계를 호령했던 클리스터스는 그러나 2007년 5월에 결혼과 함께 현역 생활을 접었고 지난해에는 딸까지 얻은 아기 엄마다.
지난달 투어대회를 통해 복귀전을 치른 클리스터스는 복귀 후 첫 메이저대회에서 단박에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클리스터스는 "진짜인지 믿어지지 않는다. 나는 단지 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해 대회에 나왔을 뿐"이라며 기뻐했다.
'엄마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73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US오픈을 석권했던 마가렛 코트(호주)와 1980년 윔블던의 이본 굴라공(호주) 이후 클리스터스가 세번째고 순위가 없는 선수가 메이저대회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1977년 호주오픈의 굴라공 이후 이번이 32년만이다.
또 US오픈에 한해서는 와일드카드로 나온 선수가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이 남녀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딸의 이름인 야다를 왼쪽 손목에 문신으로 새긴 클리스터스는 지난달에야 투어 대회에 나와 아직 랭킹 포인트가 없어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클리스터스는 이번 우승으로 14일자 랭킹에서 단숨에 19위로 이름을 올렸다.
1세트 게임스코어 2-4로 끌려가던 클리스터스는 이후 한 게임만 내주고 5게임을 따내 전세를 뒤집은 뒤 그 여세를 2세트까지 이어갔다.
클리스터스는 실책 34개로 워즈니아키의 21개보다 많았지만 공격 성공 횟수에서 36-10으로 압도했고 첫 서브 평균 시속도 161㎞로 143㎞에 그친 워즈니아키보다 위력적이었다.
마지막 포어핸드 공격이 성공해 경기가 끝나자 클리스터스는 그대로 코트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 했다.
결승전 전날 밤에 상대의 경기 장면을 보는 대신 18개월된 딸과 함께 만화영화를 봤다는 클리스터스는 "딸이 이 순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오늘은 자는 시간을 좀 늦출 계획"이라고 즐거워했다.
한편 앞서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와 후안 마틴 델 포트로(6위.아르헨티나)가 이겨 15일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페더러는 1920년부터 1925년까지 6년 연속 우승했던 윌리엄 틸덴(미국) 이후 84년만에 남자단식 6연패에 도전하고 이에 맞서는 델 포트로는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신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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