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스터스 우승 비결 ‘엄마의 힘!’

입력 2009.09.14 (14:56)

수정 2009.09.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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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느낌이다"
'슈퍼 맘' 킴 클리스터스(벨기에)가 세계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14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클리스터스는 2003년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에서 단식, 복식 모두 1위에 올랐던 선수였다.
그런 그의 우승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클리스터스는 2003년 당대의 톱랭커였던 레이튼 휴이트(호주)와 약혼을 발표했다가 2004년 10월에 파혼에 이르렀고 손목 부상 등으로 점차 내리막을 걷던 선수였다.
2005년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6년 미국 농구 선수인 브라이언 린치와 결혼하면서 2007년 24세 어린 나이에 현역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2008년에는 딸 야다를 낳아 테니스 톱 랭커에서 평범한 엄마로 변신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반대로 2009년 3월에 현역 복귀 계획을 발표해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반년간 준비 끝에 지난 8월 투어 대회에 두 차례 출전했지만 모두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던 클리스터스는 복귀 후 첫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엄마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80년 윔블던의 이본 굴라공(호주) 이후 클리스터스가 처음이고 시드가 없는 선수가 US오픈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첫 사례다.
클리스터스는 지난달에야 투어 대회에 나와 아직 랭킹 포인트가 없어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한 손에 우승 트로피, 또 다른 손에는 18개월된 딸을 안은 클리스터스는 "사실 원래 계획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US오픈을 포함한 복귀 후 첫 3개 대회에서 감각을 되찾는 것이 목표였다"며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 소감을 밝혔다.
대진운에 따라 우승을 한 것도 아니다. '흑진주' 윌리엄스 자매를 16강과 결승에서 차례로 꺾었고 결승까지 7경기 가운데 5번이 세계 20위 이내 선수를 상대로 이겼다.
결승에서 클리스터스에 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8위.덴마크)도 "클리스터스는 테니스를 즐기는 것 같았다. 예전 전성기보다 오히려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클리스터스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느낌이다. 앞으로 몇 주간은 다시 딸과 함께 집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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