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 입은 ‘예술 벤치’

입력 2009.09.16 (20:33)

수정 2009.09.17 (07:24)

<앵커 멘트>

일명 '물의 도시'로 불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낭만과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 안데르센의 동화가 탄생한 덴마크 코펜하겐은 유럽에서도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힙니다.

서울의 도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숨막힐 듯한 답답함, 삭막함을 먼저 떠올리실까요?

하지만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물체라고도 하죠.

요즘 서울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아기자기한 풍경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이해연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용 모양의 '드래곤 벤치'

소풍 온 것처럼 즐기라는 뜻을 담은 '소풍 벤치'

편안히 등을 기대고 한숨 잘 수 있는 '낮잠 벤치'

모두 미술작가들이 만든 작품입니다.

<인터뷰> 윤순득(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 "벤치 그냥 앉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기 위한, 시각적인 감성을 자극한다고 할까요."

파격적인 디자인의 이 벤치들은 시민들이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지자체들도 공모전까지 실시하며 벤치 디자인에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독특한 감각이 더해지면서 때로는 벤치 그 자체가 사람을 불러모으는 관광 자원이 되기도 합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품은 벤치.

영화 속 명장면까지 만들어내면서 한번 앉아봐야 할 관광 코스가 됐습니다.

화려한 타일로 꾸민 스페인 구엘 공원의 벤치.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라는 명성과 함께 관광객을 끌어들입니다.

스위스는 대규모 벤치 디자인전을 열기도 하고, 일본은 벤치 명물 거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윤여항(홍익대 미대 교수) : "도시의 미관을 결정짓는 요소이자 외국인이 왔을 때 도시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가 벤치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도심에 개성을 입히는 작업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순함과 간결함을 내세운 지하철 출입구.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고려한 버스 승강장 역시 도시 표정을 바꾸기 위한 전략입니다.

<인터뷰> 권영걸(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 "공공디자인은 성격이 없는 도시에 개성을 가지게 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공사 현장도 예술을 입었습니다.

광화문 복원 공사 현장에 설치된 2천6백여 개의 조각그림.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씨의 작품입니다.

<인터뷰> 전현철(재일동포 관광객) : "공사중인 줄 몰랐고요. 새로 선 아름다운 건물인 줄 알았어요. 참 멋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회색빛 도시가 화려한 변신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