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신종플루 때문에 꽃 키우는 농가까지 불똥이 튀었습니다.
지역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꽃이 당최 팔리질 않습니다. 이광열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 부근의 한 화훼 비닐하우스.
농민이 활짝 핀 국화를 하나 둘 버리고 있습니다.
아직 성한 다른 꽃들도 점차 색이 바래 팔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보통 봉오리 상태에서 출하를 해야 하지만 판로가 막혀 시기를 놓친 겁니다.
자식처럼 꽃을 돌 본 농민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인터뷰> 김용길(화훼 농민) : "이건 아예 못 팔아. 안 사가죠, 사는 사람들이. 이거 다 져서... 사람으로 치면, 사람으로 치면 한 80살 돼요."
<인터뷰> 원영옥(화훼 농민) : "저희는 이걸 팔아야만이 겨울 나기가, 월동 준비도 해야되고 씨앗 같은 것도 여러가지로 마련해야 할 게 많은데..."
신종플루로 당초 피해가 우려됐던 유통업계 대신 엉뚱하게 화훼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로 지역 축제가 속속 취소되면서 지금쯤 축제 현장을 꾸미고 있어야 할 꽃들이 이렇게 농가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역 축제 한 개에 들어가는 꽃은 평균 20만 본 정도, 취소된 축제가 전국적으로 230여 개인 걸 감안하면 4600만 본이나 되는 꽃이 수요처를 찾지 못하게 된 셈입니다.
공급은 거의 일정한데 지역 축제 취소로 수요가 줄다 보니 꽃값까지 떨어지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광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