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2년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늘 작별상봉을 끝으로 엿새간의 일정에 막을 내렸습니다.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인데,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짧은 만남을 끝내고 기약없이 헤어져야 했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어제, 야외상봉...
남북의 이산가족들에겐 60년 만의 가족 나들이였습니다.
즐거운 소풍에 노래가 빠지지 않고,
<인터뷰> 남측 가족: "60년 만에 그동안 못보다가 죽었는 줄 알았는데 살아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반가워서... 정말 반가워요."
재회의 기쁨에 흥겨운 춤사위도 이어집니다.
<녹취> 량의봉(북측 가족): "내가 자란 고향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운 고향 생각에 북측의 할아버지는 울먹입니다.
<현장음>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58년 만에 만나 눈물이 마를 틈 없었던 100살 할머니 모녀...
<녹취> 리혜경(북측 딸): "같이 모여서 살 날 앞당기기 위해서, 엄마, 오래 사셔야 돼요."
<녹취> 김유중(남측 어머니, 100살): "그립다가 만나면 더 반갑다."
이제 헤어져야 하는 날, 팔순을 바라보는 딸은 어머니께 큰절을 올렸습니다.
남북의 가족들은 못다 나눈 정을 사진과 편지로 주고받습니다.
<녹취> 전기봉(북측 아버지): "앞으로 다시 만나겠지, 머지 않아서. 서로 그걸 믿고 낙관적으로 살자."
<녹취> "건강하세요, 아버지..."
<녹취> "오빠 언제 만나.."
끝내 울음을 터뜨린 여동생,
<녹취> "울지 마라..."
울지 말라던 오빠도 같이 울고 맙니다.
오열하던 남측 동생은 잠시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북측 가족들이 하나 둘 버스에 오르자,
<녹취> "잘 가, 아프지마...건강해야 돼요."
남측 가족들은 울며 매달렸습니다.
<녹취> "오빠, 잘가..."
남북의 가족들은 꼭 다시 만나자는 기약없는 약속을 뒤로 하고, 아쉬움 속에 헤어졌습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