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작은 강이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있습니다.
자칫 훼손될까 걱정입니다.
용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황금빛 들판 사이로 한 가닥 물길이 흘러들어갑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부드럽게 휘어집니다.
제방이나 하구둑으로 반듯해진 다른 강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자연의 곡선입니다.
<인터뷰> 최광희(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 "하천이 하류에서 나타낼 수 있는 특징들, 곡유한다든가 배후습지가 넓게 나타난다든가 하는 그런 특징들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관적으로, 생태적으로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드넓은 습지에는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기수역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하루 두 번씩 들어오는 바닷물을 따라 갯벌이 형성됐고 그 위로는 염생식물과 갈대 층, 그리고 육상식물과 나무가 층을 이뤄 자랍니다.
습지에서 강으로 흘러드는 갯골의 전형적인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물속에는 짠물과 민물에 적응한 독특한 어류가 무리를 지어 삽니다.
그 물고기를 먹이로 온갖 새들이 살아갑니다.
강가 어디서든 백로가 여유롭게 먹이 사냥을 합니다.
무리를 지어 한가롭게 낮잠을 자거나 물속으로 자맥질하는 흰빰검둥오리떼도 있습니다.
강을 스치듯이 날아가는 민물 가마우지도 여기서는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차로 불과 30분, 생태 학습장으로서의 가치도 큽니다.
<인터뷰> 최광희(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이런 하구역을 보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런 종들이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아직 아무런 보호지구로도 지정되지 않아서 언제든 각종 개발로 훼손될 우려도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