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세계적 희귀종인 저어새가 시화호에 떼를 지어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2천여마리 가운데 2백 여 마리가 한꺼번에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용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화호 간척지에 새들이 내려앉았습니다.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입니다.
부리를 물속에서 저어가며 먹이를 찾기도 합니다.
주걱처럼 넓게 퍼진 부리를 젓는다고 해서 이름도 저어샙니다.
백로가 가만히 서 있다가 순식간에 고기를 잡는 반면에 저어새는 계속 물속을 뒤져가며 물고기를 쫓아가 잡습니다.
이동 경로를 조사하기 위해 다리에 가락지를 끼워넣은 저어새도 보입니다.
전 세계에 남아 있는 저어새는 불과 2천여 마리, 이 가운데 200여 마리가 시화호에 모였습니다.
<인터뷰> 이우신(서울대 교수) : "서해안 무인도에서 여기까지 먹이를 먹으러 오는 채식 장소로서, 그리고 이동시기에는 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먹이를 먹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화호도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하늘에서 경비행기가 낮게 날아다니며 새들을 쫓아냅니다.
근처 화성시의 비행장에서 수시로 날아오는 경비행기입니다.
<인터뷰> 최종인(안산시청 지구환경과 소음과) : "또 덩치가 크기 때문에 놀라고, 갑자기 날게 해서 에너지 소모를 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경비행기는 이 지역에 와서는 안 됩니다."
습지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낚시꾼들이 버린 온갖 쓰레기가 습지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곳곳에 버려진 낚싯줄은 새들에겐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최종인(안산시청 지구환경과) : "발가락에 붙게 되면 감겨버립니다. 계속 뭉치가 돼요. 발가락이 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위험은 이 습지 자체가 자칫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5년 전 농지를 조성한다며 제방을 쌓는 바람에 만들어진 습지여서 언제든 농지나 산업용지로 매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는 어떤 용도로 이용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터뷰> 박주원(안산시장) : "습지를 보존할 수 있는 구역을 설정해서 그곳에 많은 철새들이 날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자연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조성해보고 싶습니다."
도시 근처에서 이렇게 많은 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새들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지는 우리 노력에 달렸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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