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실무회담 ‘인도적 현안부터’

입력 2009.10.14 (07:05)

수정 2009.10.14 (07:13)

[김진석 해설위원]

남과 북이 오랫만에 마주 앉습니다. 오늘은 임진강 수해 방지 실무 회담, 모레는 적십자 실무 접촉 이렇게 잇달아 두 번입니다. 그동안 남북이 마주 앉는 것 만도 얼마나 어려웠는지 언론에서는 한달여 만이다 아니다 석달여 만이다 기사화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보다는 의제가 임진강 수해 방지고 이산 가족 문제라는 점, 그것도 소박하게 실무라는 말을 앞에 붙였다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먼저 임진강 수해 방지, 얼마나 급한 일인지 우리 지난달 직접 겪지 않았습니까? 여섯 분의 귀한 목숨을 잃어가면서 말이죠. 물론 이전에도 나몰라라 했던 건 아닙니다.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여러 차례 논의를 했고 2007년엔 임진강 수해 방지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으기까지 했습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죠. 이를 진전시키자고 하는 이번 실무 회담입니다. 그야말로 수공 목적이 아니라면 북측도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물론 지난달 방류에 대한 북측의 설명과 사과도 있어야 겠지요.
다음 이산 가족 상봉은 언급하기조차 새삼스럽습니다. 1985년부터 시작했으니 24년에 걸쳐 18차례 상봉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상봉한 가족이 남북 각각 1700여 가족에 불과합니다. 남쪽에서만 아직도 8만 6천여 명이 상봉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고 특히나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어서 시간이 없습니다. 북측이라고 사정이 다를 리 없겠지요. 그래서 상봉을 정례화하자 면회소를 만들자 입이 아프게 이야기해 왔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입니다. 이런 일들을 인도적 현안이라고 하지요. 말 그대로 사람 사는 도리에 관한 일, 남북이 따로일 수 없는 일입니다.
이번 남북 실무 접촉이 성사된 전후 맥락도 눈여겨 봐집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전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한국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하려고 한다”는 말의 진정성을 믿고 싶은 게 모두의 심정일테지요. 이번 접촉에서 들여다 볼 대목입니다.
그런가하면 최근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말들 “식량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은 한다는 게 현 정부의 방침”이다 또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접촉에 지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말들도 상당히 비중 있게 들립니다. 물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인도적 현안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응도 전혀 별개여야 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