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때 쿠데타 지지 준비…군사력 강화

입력 2009.10.16 (07:11)

수정 2009.10.16 (16:11)

<앵커 멘트>

북한 정권은 1961년 5.16 쿠데타가 났을 때 한때 지지 성명까지 준비하고 이를 중국에 알렸지만 이틀만에 태도가 돌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쿠데타에 안보위기를 느낀 나머지 경제보다는 군사력증강에 집중하는 현 북한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중국 비밀 외교 문서 내용을 워싱턴 홍기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26쪽 분량, 8건의 중국 비밀 외교문서는 5.16 쿠데타를 전후한 북한 수뇌부의 긴박한 움직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일성 당시 수상은 쿠데타 당일 오후 6시 반, 부수상 김일에게 급히 중국 대사를 만나게 하고 지지 성명을 준비 중임을 미리 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내 진보세력에 의한 쿠데타로 보이며 미국이 장면 정권 지지를 선언한 점으로 미루어 미국의 사주가 아닐 가능성이 90%라고 중국에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박정희 당시 소장이 한때 남로당에 연계됐었다면서 그 형도 이른바 혁명 활동을 하다 숨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대(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5.16 주도세력에 대해 북한이 상당히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었다는 거죠."

그러나 쿠데타에 대한 북한의 평가는 이틀 만에 확 바뀝니다.

절대비밀로 분류된 5월 18일 노동당 중앙상임위원회 회의 내용은 '진보군인'의 '독자적인' 쿠데타에서 미군의 '사주를 받은' '반동' 쿠데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이 회의에서 국방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촉구합니다.

1차 7개년 계획 선포는 2년간 연기하기로 결정합니다.

<인터뷰> James F. Person (우드로윌슨센터 북한담당 연구원) : "1961년 남한에서 일어난 사건의 결과로, 북한은 경제 중심 정책의 추진을 연기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

반공국시와 친미 정책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고 안보 위기감에 경제보다는 군사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와 한국의 북한대학원 대학교가 공동으로 발굴한 이번 문건은 5.16 쿠데타가 북한 정책 변경에 결정적 계기였음을 보여줍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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