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중 응급실 10미터 앞에서 방치 사망

입력 2009.11.17 (06:59)

<앵커멘트>

울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퇴원판정을 받은 환자가 병원 앞에서 3시간동안 쓰러진 채 방치된 일이 있었습니다.

뇌사 상태에 빠졌던 환자는 결국 숨졌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오전 11시 울산에 사는 이종익씨는 명촌교 남단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골반과 머리 엑스레이 촬영결과 이상이 없다는 병원측 말을 듣고 오후 4시쯤 퇴원했습니다.

퇴원 과정에서 거동이 불편했던 이씨를 병원 원무과 직원이 훨체어에 태워 병원 바로 앞에 내려줬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이내 그자리에 쓰러졌습니다.

이씨가 쓰러진 곳과 병원 응급실 정문까지의 거리는 고작 10여미터에 불과합니다.

이씨는 쓰러진 상태에서 3시간동안 방치됐습니다.

<인터뷰> 이종순(이종익씨 친누나) : "병원 관계자도 그렇고 의사 간호사, 그리고 우리 동생 내려다준 직원도 다 드나들면서 바로 보이는 자리인데 어떻게 이렇게 내버려둘 수가 있나."

결국 사람이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출동해 밤 7시쯤 이씨를 다시 같은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이씨는 이내 뇌수술을 받았지만 뇌사에 빠졌다가 그제 아침 끝내 숨졌습니다.

병원측은 이씨가 당시 추가 진료를 거부하고 퇴원을 완강히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 : "CT를 찍어보자고 했는데 본인이 안 하겠다. 빨리 퇴원시켜줘라 했기 때문에 만약에 CT찍어서 문제 없으면 나중에 과잉 진료라고 또 항의하니까요."

경찰은 이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는 한편 병원측의 초기 진단 적정성 여부 등 유족과 병원측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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