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이 유흥업소 종사자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바로 그 약품입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 송도의 유흥주점.
날이 밝으면 여종업원들은 습관적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내시경 검사 등에 쓰이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을 맞고 잠을 자려는 겁니다.
<녹취>유흥업소 여종업원 : "잠도 잘 못자잖아요. 술 먹는 쪽 유흥업소 애들이어서. 포폴을 무한대로 놔주니까... 그냥 계속 추가를 하게 되는 거죠."
한 개인병원의 '투약실', 좁은 칸막이 방마다 링거를 꽂은 여성들이 누워있습니다.
유흥업소 여종업들인데, 일부는 정신이 몽롱합니다.
<녹취> "아저씨 찍지마. 초상권 침해야..."
경찰에 붙잡힌 의사 원 모씨 등은 무자격 직원까지 동원하며 여성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해 최근 두 달간 3억 9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인터뷰>병원 관계자 : "6~7시간 있는 애들도 있죠. 기분좋으니까. 잠을 여기서 잔다고 생각하시면돼요."
여성들이 원하면 프로포폴을 반복해 투약했는데, 한 여성은 하루에 3백 밀리리터를 맞기도 했습니다.
1회 정량의 30배를 투약한 겁니다.
투약실이 부족하자 이 곳 병원 원장실에도 침대 두 개를 갖다놓고 투약을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포로포폴의 오남용은 단속이 어렵습니다.
프로포폴은 오남용시 환각과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지만,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한 개인병원을 수사한 인천 지검도 프로포폴 오남용이 아닌 무자격자 의료 시술 혐의를 내세워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프로포폴 오남용은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드러났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인터뷰>김효정(식약청 사무관) : "맥박이 느려지고 심하면 일시적인 무호흡까지 올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요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프로포폴 오남용 실태조사가 끝나는 내년에야 마약 등록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