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대학 연구실만 노려…카드 훔친 후 ‘보이스 피싱’

입력 2009.11.23 (22:08)

<앵커 멘트>
8년동안 대학 연구실만 턴 40대가 붙잡혔습니다. 대담하게도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까지 걸어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송명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학생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복도를 지나 유유히 연구실로 들어갑니다.

잠시 후 장소를 옮겨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현금 인출기에서 여러 차례에 돈을 빼냅니다.

현금 인출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는 대학 연구실에서 훔친 것입니다.

<녹취>피해자 : "문을 잠그고 나갔는데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승인이 됐다 그런 문자가 6건이 와있는 거예요. 가방을 열어봤더니 지갑하고 카드지갑이 없어졌더라구요."

카드 비밀번호는 카드 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알아냈습니다.

카드 주인이 도난 사실을 알고 은행에 신고하기 전 먼저 전화를 걸어 은행 직원인척 한겁니다.

<녹취>피해자 : "어디 은행 지점장이라면서 전화가 와서 학생이 도난 카드를 훔쳐 쓰려는 걸 잡았다... 중지시키려면 비밀번호가 있어야된다고..."

오 씨가 이런 식으로 지난 2002년부터 전국 60여 개 대학을 휘젓고 다니며 8년 동안 챙긴 돈은 8억여 원.

오랫동안 붙잡히지 않았던 비결은 번개같은 범행 속도였습니다.

<녹취>피의자 : "(건물에 들어가 카드를 훔쳐 나오기까지)10분 안쪽으로 걸렸습니다."

경찰은 교수들의 신용등급이 높아 인출할 수 있는 한도액도 많다는 점에 착안해 오 씨가 대학 연구실을 집중적으로 노렸다고 보고,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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