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식물인간, 다 듣고 알고 있었다

입력 2009.11.24 (22:01)

수정 2009.11.25 (13:42)

<앵커 멘트>

뇌사 판정을 받고 23년 동안 누워있던 환자가 주변에서 했던 말을 다 들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런 사례 많다고 합니다. 파리에서 이충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올해 46살인 벨기에의 롬 하우번 씨는 26년전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겉보기로도 완전한 식물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인터뷰>피나 하우벤(어머니) : "사고 후에도 그가 많은 걸 알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머리를 돌리라고 하면 그렇게 했습니다."

결국 3년 전 의료진이 하우번씨의 두뇌를 정밀 검사했습니다.

결과는, 뇌가 죽지 않았고 정상 활동중이라는 거였습니다.

단지 몸이 마비돼 반응을 못했을 뿐 그동안 다 듣고,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우번씨는 이후 치료를 통해 특별 제작된 컴퓨터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녹취> "인생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낙관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낼 계획도 세웠습니다.

<인터뷰>피나 하우번(어머니) : "그는 인생이 가치있다고 자주 말합니다. 나도 사람입니다. 식물이 아닌 한 사람입니다."

리에주 대학 의료진은 식물 인간 판정된 환자의 43% 정도가 의식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나는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는 하우번씨의 사연을 계기로 안락사나 존엄사 관련 논쟁이 더욱 뜨거워 질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