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이젠 챔프 아닌 도전자로 최선”

입력 2009.11.24 (22:25)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쫓아가는 입장이 돼 후련합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24.강원도청)은 24일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용상 77㎏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올림픽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 힘들었다"면서 후련한 표정으로 웃었다.
1991년 전병관 이후 1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쁨에 들뜰 법도 했지만 사재혁은 자신을 이젠 도전자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중국의 신예 루샤오쥔(25)이 인상과 합계에서 각각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2개나 따내면서 이 체급 정상에 오른 것을 깨끗하게 인정한 것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딴 사재혁은 이날 용상 세계신기록 도전에 실패한 것에 대해 "최근 몸이 좋아져 2주 전에 용상 212㎏을 들었다"며 "오늘도 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패해서 너무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사재혁은 이날 용상에서 205㎏을 들어 올린 뒤 세계 신기록인 212㎏에 2차례 도전했다. 바벨을 들어 올리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제자리에 멈춰 서 있지 못하면서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앞서 인상 경기에서 충분히 들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165㎏ 도전에서 잇달아 실패한 것이 용상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재혁은 이번 대회에서 실력으로 정상에 오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작년 베이징에서 같은 무게를 들었지만 내가 체중이 가벼워서 금메달을 땄다는 소리를 듣곤 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사재혁은 중국 선수의 상승세를 경계하면서 앞으로 도전자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 중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참 잘했다"며 "나는 정신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챔피언에서 내려와 도전자가 된 이상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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