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세종시 ‘죄송’ 그러나 ‘수정해야’

입력 2009.11.28 (08:33)

[김정훈 해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첨예한 논란이 있은 후 처음으로 어제 밤 “대통령과 대화”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세종시의 수정 추진 방침으로 사회적 논란이 이는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특히 과거 대통령 선거기간 중 원안대로 하겠다고 공약을 바꾼 것은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임기 중 편안하게 지내려면 굳이 수정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래도 국가장래를 위해서 그래선 안 되겠다고 결심을 바꿨다며 정부를 반으로 쪼개서 옮기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대안으로 교육이나 과학중심, 기업이 들어가 실제 일자리가 생기는 자족도시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앞으로 마련되는 수정안은 원안보다 충청민들에게 더 도움이 돼야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비교적 소상하고 솔직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현안에 대한 논란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국정주도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언급했습니다. 한마디로 정부가 왜 돈 써가면서 수질 나빠질 일을 하겠느냐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설계, 건축기술은 월등한 세계적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첨단과학도 동원되고 있다며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대통령의 추진 의지는 명확하고 확고합니다. 그래서 이제 4대강 사업은 추진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를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부작용 없이 이를 수행하느냐의 차원으로 접어들었다고 봐야겠습니다.
다만 대통령의 어제 발언에 대해 야당총재들이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비판하고 선진당 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를 결의하는 등 야권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권 안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를 그대로 추진하자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여전히 마주 보고 달리는 두 열차와 같습니다.
그러나 국정최고책임자가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한 상황인데도 언제까지나 충돌이 뻔한 두 열차가 마주 보고 달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열차를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러면 정부의 수정안이 충청민들을 포함해 국민전체에게서 환영받아야 합니다. 그것을 보고 당사자들이 만족한다면 정치권도 이를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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