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의 나라’ 러시아, 술과의 전쟁 선포

입력 2009.11.28 (21:40)

<앵커 멘트>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가 술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가 5백만명에 이르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스크바의 한 거리! 마치 음료수처럼 술병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건 불법이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40도짜리 보드카 두, 세 병은 거뜬히 비웁니다.

이렇다 보니 길에는 대낮부터 술 취해 쓰러진 사람들이 널려 있습니다.

<인터뷰> 에카트리나(모스크바 시민) : "누군가는 술을 권하기 때문에 매일 마시게 되는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경제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실업자들을 중심으로 술 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쿠리트신(추리무파 주민) : "다른 것은 별로 할 것이 없으니까 술 마시는데서 즐거움을 찾는 거죠."

현재 러시아의 알코올 중독 환자가 5백만 명가량으로 추산될 만큼 상황이 심각합니다.

러시아 남성 평균 수명이 59세밖에 되지 않는 것도 도를 넘는 음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리드제(모스크바 암연구센터 부국장) : "15세에서 54세 사이 남성 사망 원인의 절반 이상이 음주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위기를 느낀 러시아 정부는 술 광고를 제한하는 등 음주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음주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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