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그냥 내리라고 한다면. 이해 가십니까?
부푼 맘으로 여행 떠났던 70대 노인이 이런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최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인천 대교로 간다는 관광버스를 따라가 봤습니다.
버스가 향한 곳은 충남 천안의 한 사슴농장이었습니다.
만 원만 내면 식사까지 제공하는 일일관광 상품이라고 노인들을 유혹한 뒤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관광상품입니다.
78살 이 모 노인은 지난 2일, 이 같은 상품의 전단지를 보고 관광길에 나섰다, 길가에 버려지는 일을 당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78세/피해자) : "일언반구 없이 그냥 떠났단 얘기야. 그러면서 아가씨가 잘 가시요. 안녕히 가시라고 하면서 떠났고..."
이 씨는 충남 공주를 떠나 인천 대교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관광버스는 논산과 천안 일대를 돌며 건강식품과 녹용판매에 열을 올렸습니다.
여행사 측은 거세게 항의하는 이씨를 경부 고속도로 목천 나들목 인근에 내려놓고 떠나버렸습니다.
<인터뷰> 이모 씨(78세/피해자) : "약하나 산 것 없이 자기들한테 돈이 안되니까 그냥 가라고 한거지. "
해당 여행사는 이 씨가 스스로 여행을 포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해당 여행사 인솔자 : "모시고 갈려고 우리 기사님도 커피들고 그쪽으로 갔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안 가신다고 해서 그렇게 된거죠."
이 씨 자녀 들은 여행사를 사기와 노인 학대 혐의로 고발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