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신도시 공사 입찰 뇌물수수 장면 공개

입력 2009.12.07 (22:06)

수정 2009.12.07 (22:21)

<앵커 멘트>



파주 신도시 입찰 비리 사건.



그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건설사가 입찰 평가위원들에게 검은 돈을 건네는 아주 생생한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송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주 교하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입찰 심사일이던 지난 7월17일.



입찰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환경관리공단 김 모 팀장이 심사가 시작되기 2시간 전인 아침 7시에 급히 아파트 밖으로 나갑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김 씨 손에 나갈 땐 보이지 않던 쇼핑백이 들려 있습니다.



쇼핑백에 든 돈은 미화 4만 달러.



돈을 확인한 김씨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입찰 평가장으로 갔습니다.



이날 김씨에게 돈을 준 금호건설은 590억 원짜리 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그로부터 12일 뒤 김씨는 부인과 함께 명동 환전상에 나타납니다.



4만 달러를 모두 바꿨는데, 당시 원 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5천만 원 가까이 되는 거액입니다.



김 씨는 이 돈 가운데 수백만 원을 떼어 교회 헌금으로 쾌척하기도 했습니다.



공사 낙찰 후에도 건설사의 평가위원 관리는 계속됩니다.



입찰 2주일 후 쇼핑백을 든 건설사 직원이 당시 주택공사 모 팀장과 나란히 걸어갑니다.



쇼핑백에 든 돈은 현금으로 2천만 원.



거액을 건네 준 건설사 직원은 평가위원에게 깍듯이 인사까지 합니다.



이같은 건설사와 평가위원 사이의 검은 거래엔 공무원이 끼어 있습니다.



삼엄한 보안속에 평가위원이 선정된 건 입찰 당일 새벽 4시10분.



금호건설은 어떻게 불과 3시간 만에 평가위원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



파주시 공무원이 선정된 평가위원 명단을 노트북에 입력하면, 대기하고 있던 건설사 직원은 무선인터넷으로 공무원 노트북을 원격 조종해 실시간으로 명단을 빼내갔습니다.



<녹취> 파주시 공무원 : "(전화번호 확인되면 바로 꺼요) 네. 혹시 다른 사람들도 볼까 싶었는데 그 화면 떠 있으면 다 죽어."



이런 과정에서 뿌려진 뇌물은 밝혀진 것만 1억7천만 원입니다.



경찰은 동부건설도 다른 공사 입찰 등과 관련해 군 영관급 장교 등 25명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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