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맛집에 밀린 대학교 학생 식당 ‘위기’

입력 2009.12.08 (20:33)

수정 2009.12.08 (22:19)

<앵커 멘트>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추억이 서려있는 공간이죠.



대학 구내 식당.



허기진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허기를 달랠 수있어 예나 지금이나 이만한 데가 없을텐데요.



하지만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외부 음식점들에 밀려 점차 학생들로부터 외면받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합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은은한 조명 아래 전시된 미술품, 한켠엔 헬스장과 영화관까지.



대형 쇼핑몰을 연상시키지만, 사실은 한 대학의 구내 시설입니다.



레스토랑에는 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학생들로 늘 붐빕니다.



<인터뷰> 허미사(이화여대 2학년) : "값은 저렴하지 않는데 맛있고, 깨끗하고 분위기 좋고 그러니까 많이 찾는 것 같아요."



각종 맛집이 모인 식당가에도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역시 만만찮은 가격대입니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 카페도 호텔 스카이라운지 못지않은 분위기로 연말 행사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



같은 시간, 학생회관 구내 식당.



비교적 다양한 메뉴를 갖췄고, 가격도 비싸야 3천 원을 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군데군데 빈자리가 많이 보입니다.



학교 안팎의 맛집에 밀려 이용자는 전에 비해 30%나 줄었습니다.



<인터뷰> 이세리(이화여대 2학년) : "가격도 낮추고 좀 맛있는 것도 여러가지 했으면 좋겠어요. 종류가 거의 옛날이랑 변화된 게 없거든요."



적자를 견디지 못해 운영이 중단되는 곳까지 나오는 상황.



<녹취> A대학 관계자 : "박리다매인데 많이 이용하면 어느 정도 수익이 나서 할 수 있는데 인원 자체도 20~30명 밖에 안되니까. (하루에요?) 네."



졸업생들로선 추억의 공간이 사라져 간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인터뷰> 김태훈(연세대 졸업생) : "집 같지는 않아도 푸근한 느낌을 많이 갖고 있죠. 한편으로 깨끗해지는 면도 좋기는 한데 추억의 장소가 없어진다는 측면으로 보면 좀 아쉽죠."



일부 학생식당들은 리모델링 등을 통해 살길을 찾고 있습니다.



새 단장한 학생식당은 가격대는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시설은 전에 비해 훨씬 깔끔해지고, 또 세련돼 졌습니다.



<인터뷰> 권인영(연세대 학생식당 점장) : "메뉴수도 좀 더 다양해 지고 무엇보다 인테리어나 시설이 기존보다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진..."



각종 상업시설에 밀린 학생식당, 변화하지 않으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