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2·12 쿠데타’ 입장 하루 만에 철회

입력 2009.12.12 (07:42)

수정 2009.12.12 (14:37)

<앵커 멘트>



30년전 오늘 미국이 12.12를 ’사실상의 쿠데타’로 규정했다가 하룻 만에 이를 철회한 사실이 KBS가 입수한 미 기밀 문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미국은 또 북한의 혈맹인 중국까지 동원해 당시 북한의 정세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 정인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12.12 이틀 뒤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국 대사가 본국에 보낸 비밀 전문입니다.



12.12를 ’사실상의 쿠데타’로 규정한 전날 보고는 잘못된 거라며, 국익을 위해 성격 규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건의합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복되지 않은 점과 쿠데타를 사전모의하지 않았다는 주동자들의 해명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전문을 보낸 당일 오후엔 처음으로 전두환 당시 보안 사령관을 만났습니다.



한달 뒤 신군부 핵심 인사를 만나서는 구두 약속을 지킬 경우 미국은 12.12를 되돌리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이흥환(미국 기밀문서 전문가) : "신군부가 미국의 요구조건을 수락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미국이 12.12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동조는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동의, 사후 승인한 걸로 봐야죠."



글라이스틴 대사는 훗날 회고록에서 12.12는 사실상의 쿠데타였다고 결론내면서 당시 판단에 중대한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카터 대통령이 최규하 당시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전문도 공개됐습니다.



친서에서 카터 대통령은 당시 북한이 호전적 행동을 하지않고있다는 정세판단을 전하면서 티토 당시 유고 대통령이 직접 건넸다는 메시지와 중국과의 협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동맹국인 공산권까지 동원해 당시 북한의 내부 동향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던 셈입니다.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지원하기위해 작성된 이 카터 친서는 이듬해 1월 9일 최 대통령에게 실제로 전달됐고, 신군부에도 사본이 건네졌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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