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나영이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

입력 2009.12.16 (07:52)

수정 2009.12.16 (08:52)

<앵커멘트>

대한변호사협회가 나영이 사건을 조사했는데, 검찰이 재판에 중요한 증거를 늦게 제출해서 나영이가 추가 피해를 봤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두 달 동안 나영이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인 대한 변호사 협회가 어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사건 직후 가해자 조두순을 촬영한 경찰의 동영상 CD를 검찰이 항소심 재판에 뒤늦게 증거로 제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엔 조두순이 머리가 희끗해진데다가 쓰지 않던 안경까지 쓰고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나영이를 법정에 불러내 따져 묻던 때였습니다.

만약 검찰이 문제의 CD를 미리 증거자료로 제출했다면 나영이가 진술한 범인과 조두순의 모습이 일치해 법정에 나올 이유가 없었다는 겁니다.

<인터뷰>이명숙(대한변협 인권이사) : "CD를 늦게 제출하는 바람에 범인의 인상 착의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을 받아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또 검찰이 장비조작 미숙으로 나영이의 진술을 네 차례나 반복 녹화한 점 등도 지적됐습니다.

나영이 가족은 이를 토대로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변협은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피해 어린이가 법정에서 또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사전에 재판 관련 교육을 해주는 '예비 법정'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나영이 진술 녹화는 두 차례였고, 다른 주장도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돼 유감스럽다고 반박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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