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영혼이 깃든 예술

입력 2010.01.16 (21:50)

<앵커 멘트>

성당이나 절에는 유명한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이나 불화가 있게 마련이죠, 수행이나 기도를 작품에 담아내는 수도하는 예술가들, 윤영란 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고색창연한 옛 성당 안,

스테인드 글라스를 투과한 찬란한 빛 그림자들이 마음을 평온하고 경건하게 다독입니다.

긴장감 속에, 세 명의 수사들이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에 온 정신을 쏟아 붓습니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밑그림의 미묘한 색감을 파악하고 빛을 읽어내 각양 각색의 유리로 재현해내는 것!

때문에 직접 독일에 가서 구해온 색 유리만 수백 종류에 이르고, 칠순에 가까운 노 수사가 30년 간 전담해 왔습니다.

<녹취> "동서남북 위치에 따라서 똑같은 색깔이라도 느껴지는 게 다르기 때문에.."

조립한 유리는 빛에 비춰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껏 전국 130개 성당에서 빛의 예술로 태어났습니다.

<인터뷰> 김 리노(수사): "무릎을 꿇고 입으로 하는 기도는 아니지만, 행동으로써 하는 기도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상남도 양산시 통도사의 고즈넉한 암자에도 날이 밝았습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탱화 작업.

정적만이 감도는 가운데, 인간 문화재인 동원 스님이 탱화에 색을 입히는 수행에 나섭니다.

한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출초' 작업을 한 뒤, 그 위에 한지 다섯 겹을 덧대고 또다시 천을 덧댄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채색 작업.

한 획, 한 획, 마음을 담아낸 섬세한 붓놀림에는 작은 떨림이나 흔들림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동원스님(무형문화재 단청장): "인연이 돼서 수행을 탱화로 하는 거죠."

지난 해, 3년간 작업한 거대한 탱화를 조계사 대웅전에 모신 동원스님은 지난 76년부터 전국 70여 사찰의 탱화와 단청을 그려왔습니다.

<인터뷰> "탱화를 한 번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항상 노심초사, 그 자체가 기도 아니에요."

마음을 울리는 빛과 채색의 조화,

수양과 수행으로 일궈낸 영혼의 예술이 마음에 평화를 깃들게 합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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