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채권자를 살해한 용의자 3명이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당시 이들을 잡아 놓고도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 줬고, 유족들의 재수사 요청 끝에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김재노 기자입니다.
<리포트>
2백여 미터 계곡 아래에서 땅을 파내자 싸늘한 시신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2001년, 54살 이 모씨 등 3명에 의해 살해된 당시 39살 최 모씨의 시신이 9년 만에 발견된 겁니다.
<녹취> 피의자 : “살해해서 비닐에 싼 뒤에 산에 묻었다”
이 씨는 섬유공장을 운영하던 최 씨로부터 6억 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게 되자 56살 박 모씨 등 2명과 공모해 최 씨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경찰은 실종신고가 접수되자 채무관계에 있던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이 씨가 범행을 자백하지 않자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 줬습니다.
3년 전 최 씨의 부인이 재수사를 의뢰했지만 역시 수사의 진척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종휘(달서 경찰서 형사과장) : “금전거래 내용이 제대로 없는 등 증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8월, 죄책감을 느껴왔던 박 씨가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자백에만 의존하는 무기력한 경찰 수사로 30대 사업가의 억울한 죽음은 9년이 지나서야 밝혀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재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