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놓고 논란이 거셌던 '허원근 일병 사망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사고 발생 26년 만에, 법원은 허 일병이 누군가에 피살됐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84년 허원근 일병이 군부대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자 군당국은 '자살'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논란 끝에 지난 2002년 재조사까지 이뤄졌지만, 의문사위는 타살로, 국방부는 자살로 상반된 결론을 발표해 진실은 미궁에 빠지는 듯 했습니다.
<인터뷰>김준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 "가슴을 맞은 상태에서 살아 있었을 가능성이 생활 반응으로 확인을 했습니다."
<인터뷰>정수성(중장/국방부 특조단장) : "새벽 노 모 중사의 총기오발 사고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발생 26년 만에 법원은 허 일병의 죽음을 '타살'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재판부는 누가 쏘았는지 알 수 없지만, 법의학적 소견에 비춰볼 때 허 일병이 자살했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군당국이 사고 현장을 급하게 청소하고 진술서를 조작하는 등, 허 일병의 사망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26년 동안 외롭게 투쟁했던 허 일병의 아버지는 판결을 담담히 환영했습니다.
<인터뷰>허영춘(허일병 아버지) :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못하죠. 조사도 안 하고 자살로 모는 것은.."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군의문사는 모두 40여 건.
허일병 아버지는 국가로부터 받게 될 배상금 9억 원을 의문사 유족등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