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극심한 한파에 물가까지 오른 탓에 시장 상인들은 유난히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설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전통 5일장에는 모처럼 손님들이 몰려서 웃음과 활기가 가득했습니다.
훈훈한 인심도 여전했습니다.
박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계속된 한파로 겨우내 한산했던 시장이 오랜만에 손님들로 넘쳐납니다.
하우스에서 갓 따온 야채부터 싱싱한 햇과일, 새벽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생선까지.
<녹취> "이거 네 마리 파는 거야, 세 마리 파는 것. 무조건 네 마리씩."
실랑이 끝에 건내주는 덤, 푸근한 인심도 넘쳐납니다.
추위 속에 새벽부터 일하기가 고될 법도 하지만 간만에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절로 신이 납니다.
<녹취> "얼굴은 얼었지, 배는 안 얼었어. 하하."
멀리서 올 손주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할머니는 오랜만에 가족이 모두 모일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합니다.
<인터뷰> 이필연(충북 충주시 신니면) : "손자, 손녀들 줄 양말 주려고 샀어요. 너무 기대되네요. 보고싶고."
추위와 허기를 달래면서 먹는 풀빵도 5일장의 별미입니다.
<녹취> "실컷 먹었는데, 이거. 실컷 드셔."
백화점, 대형 마트에 익숙했던 아이들에게 전통 5일장은 별천지입니다.
<인터뷰> 이현주(어린이) : "마트에 없는 것도 많고요. 값도 싸고. 신기한 것도 많아서 좋아요."
<인터뷰> 김옥희(상인) : "추워도 재래시장이 좀 싸니까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셔서장사하는 데에 힘이 나요, 그래도."
20여 년 전, 7백 곳을 웃돌던 전국의 5일장은 이제 백여 곳으로 줄었습니다.
시장 현대화 등으로 옛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훈훈한 인심은 여전합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