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출구 전략 국제 공조 붕괴

입력 2010.02.11 (23:28)

<앵커 멘트>

금융위기로 풀어 놓은 돈을 거둬들여야 할텐데 자기 발등의 불을 끄는데 급급해 국제공조가 쉽질 않습니다. 우리는 일단 좀 더 두고보기로 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김태욱 기자, 이번달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됐군요?

<답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도 현재의 연 2%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벌써 1년째 동결입니다.

경기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고용률이 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체감하기 이르고, 유럽발 재정 위기에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앞으로도 물가불안 우려가 크지 않은 데다 부동산값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이 됐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언제쯤 기준금리가 인상될까요?

<답변>
상반기에 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이성태 총재의 임기가 다음달이면 끝납니다.

이 총재는 그동안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정부와 맞서왔습니다.

반면, 정부의 경제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리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요.

이 총재가 물러나면 새 총재는 친정부적인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이후에나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출구전략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우선 출구전략은 경기침체기에 취했던 비상조치들을 정상화하는 전략을 뜻하는데요,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돈을 다시 흡수하는 게 대표적인 조칩니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이 어제 하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서 '출구전략을 제때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기준금리는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FRB가 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매기는 일부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실세 대출금리가 인상돼 시중 자금도 흡수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이어 미국도 출구전략에 시동을 건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질문>
일전에 G20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도 공조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는데, 사실상 국제공조는 물 건너간 셈이군요?

<답변>
일본의 경우는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꺼내들 형편이 못되고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도 마찬가집니다.

오늘 한국을 찾은 유럽개발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에릭 버글로프(유럽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각국의 상황을 살펴야 합니다. 유럽의 주요 관심사는 서유럽이 동유럽보다 너무 빨리 출구전략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국제사회의 출구전략 공조가 사실상 무너진 셈입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이 출구전략에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일 경우, 국제투기자금으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정형곤(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국제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투기 내지는 국제 투기자본이 왔다갔다할 수 있거든요. 이런 걸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세계가 직면한 문제도 극복하기가 어려워지겠죠."

이렇게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 공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데다 하반기부터는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우리 통화당국의 보다 정확한 판단과 결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