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나눔의 불씨’ 지폈다

입력 2010.02.16 (22:36)

<앵커 멘트>

김 추기경의 선종은 우리 사회에 '나눔의 불씨'를 지폈죠.

장기기증과 기부가 부쩍 늘었는데, 그래도 갈 길은 아직 멀었습니다.

모은희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영하의 날씨에도 40만 인파가 명동성당 일대를 추모 물결로 뒤덮었던 지난 해.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라는 김수환 추기경의 마지막 말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남기면서 종교를 초월한 나눔으로 번졌습니다.

고인의 각막 기증은 장기 기증 운동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각막 등 장기 기증을 약속한 사람은 18만 명, 1년 새 2배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임승구(장기 기증 서약자) : "한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증 서약)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각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무려 2만여 명에 이르고 평균 6년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사망자 가족 동의와 관계자 입증 등 실제 이식까지는 걸림돌이 많아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선종 이후 기부와 봉사 등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도 10명에 7명꼴로 늘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21년 전 세운 이 입양원에도 선종을 계기로 문의와 기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연말연시 반짝 행사에 몰려, 보다 근본적인 나눔의 철학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용태(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 "기부하는 사람들은 숫자는 굉장히 많이 늘었는데 문제는 이게 일시적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분열과 대립, 막말이 판치고 폭력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

이해와 배려를 강조해 온 고인의 말은 이념 갈등이 여전한 지금 우리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녹취> 김수환 추기경1997년 1월 12일) : "자기 주장만 옳다고 믿고 대화 없이 극한으로 계속 갈 때에는 파국의 길로 걸어가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부르며 평생 사랑을 실천한 김수환 추기경, 선종 1년이 지난 지금도 희망의 씨앗을 틔우고 있습니다.

<녹취> 이해인 수녀 : "이제는 이 물결이 서로를 챙겨주는 사랑의 축제로 일상의 삶에서 더 길게 이어지는 기쁨을 보게 하소서."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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