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황태자’ 영친왕 기록 공개

입력 2010.02.18 (22:15)

<앵커 멘트>

비운의 대한제국 황태자, 영친왕이 어떻게 살아야 했는지, 편지와 영상, 사진이 새롭게 공개됐습니다.

슬픔, 그리움, 비참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모은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열 살에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56년 간 타향살이를 해야 했던 '비운의 황태자' 영친왕.

정략 결혼을 불과 나흘 앞두고 아버지 고종이 승하하자, 예비 신부 이방자 여사의 안타까운 마음이 일기에 드러납니다.

<녹취> "경성에 계시는 이태왕 전하께서 중태에 빠지셨다는 보고였다. 아아, 지금까지의 기쁨은 이내 슬픔으로 변하였다."


첫 아들을 낳고 고국땅을 밟은 부부.

큰 형 순종, 막내 덕혜옹주와 찍은 사진엔 재회의 기쁨이 엿보입니다.

강제로 퇴위당해 평범한 노인이 된 아버지 고종의 모습에서 일제 억압의 아픔이 전해집니다.

순종과 이토 히로부미가 평안도를 순회한 사진첩에는 태극기를 들고 환영하는 양반들의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영친왕이 받은 편지와 엽서 160통에는 뿔뿔이 흩어져 지내는 가족의 그리움과 정이 담겼습니다.

<녹취> "신경통 환후제절이 좀 더 평복되오셨는지 답답하옵나이다. 미국에 있는 (아들) 구도 태평하옵나이까."

몰락한 왕족의 비참한 생활상도 여실히 적혔습니다.

<녹취> "집세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나가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병원에 다니지 않으면 평생 불구의 몸이 되고 맙니다. 제발 저를 도와주십시오."

최초 공개된 영친왕 일가의 기록물 706점은 재일교포 수집가의 노력으로 국내에 돌아왔으며, 구한말 왕실의 생활상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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