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삼총사 “아직도 실감 안나요”

입력 2010.02.25 (09:16)

수정 2010.02.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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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웃음이 피어나는 친구들이었다.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일약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이상 21.한국체대)이 25일(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밴쿠버시내 하얏트호텔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상화는 지난 19일 여자 1,000m 경기를 끝으로 몸을 추스르고 있고 모태범과 이승훈은 27일부터 시작하는 팀 추월 경기가 남아 있지만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다 보니 한국선수단이 고심 끝에 합동 인터뷰를 열었다.

빛나는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나온 이들은 하나같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홍일점 이상화는 직접 머리를 만지고 엷은 립스틱까지 발라 숙녀다운 멋을 부린 차림으로 "밴쿠버 시내에 나가면 교민들이 알아봐 줘서 기분이 좋은데 서울에 가도 알아줄지 아직 모르겠네요"라며 미소를 머금었다.

모태범은 "아직 경기가 남아 있어 선수촌밖에 나가보지 못했다. 서울 가서 (이)승훈이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다 알아주면 즐거움을 나눠야죠"라고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3명의 금메달리스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운동하며 지낸 `절친'들이다.

2007년 나란히 한국체육대학에 입학했고 국가대표이다 보니 가족들보다 태릉선수촌에서 함께 지낸 시간이 훨씬 많다.
그렇게 친한 친구들이지만 선의의 경쟁은 필요했다.

이승훈은 "내가 한국 첫 메달인 은메달을 따고 뿌듯했는데 친구들이 금메달을 따니까 다시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뒤 "10,000m에서는 운이 따랐다. 역시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500m 1등한 뒤 남녀 동시 석권했다고 큰 이슈가 됐는데 승훈이가 은메달에 금메달까지 따니까 나는 이제 안중에 없는 것 같다"고 살짝 꼬집고서 "그래도 친구니까 축하해야죠"라고 말했다.

메달을 따고 난 뒤 통통 튀는 신세대의 당찬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던 이들은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인 만큼 소신 있고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훈련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밝힌 이들은 "4년 뒤 소치올림픽까지는 선수생활을 할 생각인데 다시 올림픽 대표가 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일 년 단위로 계획과 목표를 세워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1시간에 가까운 화기애애한 인터뷰를 마친 뒤 이날 22번째 생일을 맞은 이상화를 위해 모태범과 이승훈이 생일 축하노래를 부르고 나서 케이크까지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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