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학교앞 스쿨존.과연 실제로도 그럴까요?
KBS 탐사보도팀이 점검해 봤더니, 아이들이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이들은 키가 작아 운전석에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명기(택시 기사) : "아이들은 작으니까 안보이는데 막 횡단보도를 뛰어서 나오니까 가끔 아찔아찔 하죠."
15살 김한결 군은 4살 때, 스쿨존에서 버스에 치여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혹시 나아질까 어머니가 밤 낮으로 주무르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수해(한결이 어머니) : "이 세포는 알 거라고 생각해서 물리치료를 많이 해 줬어요. 거의 새벽에도 잠을 못자고."
한결이 어머니가 11년 전 사고 현장 앞에 다시 섰습니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그러나 차들이 법규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수해(한결이 어머니) : "많은 차들이 전에도 그랬고 신호를 위반하고 그렇게 지나가는 바람에 많은 아이들이, 저희 아이가 다치기 전에도 그랬고요, 그 후에도 여러명의 아이가 많이 다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쿨존에서 교통 사망사고가 얼마나 많은지 GIS,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해 분석해 봤습니다.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서울 동대문구와 영등포구, 강남구를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2년 동안 일어난 전체 사망사고의 30%가 초등학교 반경 3백미터, 스쿨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 75개 초등학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5개 학교 앞 스쿨존에서 한 건 이상의 사망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허석(네비게이션 업체 개발부장) : "최대한 많아도 20%는 안 될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30%라고하는 것은 10건 중 3건이 초등학교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수치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 불법주차된 차들 때문에 어린이들 절반 정도가 차도로 걷습니다.
도로 한쪽에 차들이 불법주차돼 있으면 운전자도 보행자도 시야가 막혀 사고 위험은 커집니다.
<인터뷰> 강명신(녹색어머니회장) : "주택가다 보니까 주정차 차량이 너무 많아서 도호 보호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차들이 소통이 많으니까 그 것 때문에 좀 위험한 것 같아요."
지난 2008년 14세 이하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161명, 부상자는 2만 명이 넘습니다.
하루평균 6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통사고로 숨지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